9월마다 코인에 데인 이야기, 이번엔 안 그러려고 한다

작년 이맘때, 나는 계좌를 열어보고 한숨을 쉬었다. 8월 말에 "이제 슬슬 오르겠지" 하고 넣어둔 코인이 9월 중순에 훅 빠져 있었다. 금액이 크진 않았다. 그래도 며칠 만에 15% 가까이 녹아 있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그때 처음으로 "9월"이라는 달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매번 같은 자리에서 물렸다
사실 한 번이 아니었다. 돌이켜보니 나는 이상하게 여름 끝자락에 자주 들어갔다. 휴가 끝나고, 성과급 남은 돈 조금 있고, 지수가 잠잠하니까 "지금이 조용할 때 사두는 타이밍 아닌가" 싶었던 거다. 근데 그게 매번 9월 초였고, 매번 중순에 흔들렸다.
한참 뒤에 데이터를 찾아보고 좀 허탈했다. 2013년 이후 비트코인의 9월 평균 수익률이 대략 -3%에서 -4% 사이로, 열두 달 중에 유독 약한 달이라는 거다. 물론 2023년, 2024년, 2025년은 세 해 연속 9월에 올랐다. 그러니 "9월은 무조건 빠진다"는 것도 틀린 말이다. 평균이 마이너스라는 거지, 매년 그렇다는 게 아니니까.
올해 9월은 뭐가 다르냐면
이번 달 흐름을 보면 확실히 좀 뒤숭숭하다. 지난주 발표된 시세를 보면 9월 12일 기준 비트코인이 약 1억 538만원까지 내려왔다. 9월 6일에 1억 858만원이었으니까 일주일 새 300만원 넘게 빠진 셈이다. 중간에 9일, 11일엔 반짝 올랐다가 다시 밀리는, 전형적인 갈팡질팡 장세다.
여기에 하나 더 겹치는 게 있다. 9월 15~16일 FOMC 회의다. 미국이 금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위험자산 전체 분위기를 좌우하는데, 하필 코인이 계절적으로 약한 시기랑 이 회의 일정이 거의 붙어 있다. 변동성이 커질 조건은 다 갖춰진 셈이다. 그럼 지금 사야 하나, 팔아야 하나? 솔직히 나도 모른다. 아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
그래서 내가 바꾼 건 타이밍이 아니라 방식
작년까지 내 문제는 "쌀 때 왕창"이었다. 조용해 보이면 목돈을 한 번에 밀어 넣고, 빠지면 멘탈이 나가서 바닥에서 팔았다. 타이밍을 맞히려다 매번 정반대로 움직인 거다.
올해는 접근을 바꿨다. 첫째, 한 번에 안 넣는다. 넣기로 한 금액을 몇 주로 쪼개서 정해진 날에 기계적으로 산다. 그러면 9월 중순에 빠져도 "다음 주 물량은 더 싸게 사는 거네" 하고 넘어가진다. 둘째, 코인 비중을 내가 잃어도 잠은 자는 수준으로 낮췄다. 예전엔 이게 얼마나 오를까만 봤는데, 지금은 반토막 나도 생활이 안 흔들리는 금액인지를 먼저 본다.
솔직히 이게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세 해 연속 9월에 올랐던 것처럼, 올해도 오르면 나는 또 "쪼개 사느라 덜 벌었네" 하고 아쉬워할지도 모른다. 근데 적어도 계좌 보고 한숨 쉬면서 밤에 잠 못 자는 일은 줄었다. 나한테는 그게 수익률보다 중요했다.
다들 이런 계절성, 신경 쓰면서 굴리시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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