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잣돈 3천만원 모으던 시절 이야기

사회초년생 때 통장 잔고가 87만원이었던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월급은 들어오는데 왜 항상 통장은 텅 비어 있을까. 그때는 진짜 이해가 안 됐다. 종잣돈이라는 말은 재테크 책에나 나오는 거지 나랑은 상관없는 얘기 같았다.
근데 결국 3년 좀 넘게 걸려서 3천만원을 모았다. 대단한 비법이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삽질을 많이 했다. 오늘은 그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 특히 요즘처럼 금리가 다시 움직이는 시기엔 종잣돈 굴리는 판이 또 달라지고 있어서, 예전 내 실수가 누군가한텐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처음엔 저축을 '남는 돈으로' 했다
이게 첫 번째이자 제일 큰 실수였다. 월급 받으면 카드값 나가고, 이것저것 쓰고, 그렇게 월말에 남는 돈을 적금에 넣었다. 근데 신기하게도 항상 남는 돈이 별로 없었다. 어떤 달은 10만원, 어떤 달은 아예 0원.
순서를 뒤집고 나서야 돈이 모이기 시작했다. 월급 들어오는 날 바로 정해진 금액을 적금 통장으로 자동이체. 그리고 남은 걸로 한 달을 버틴다. 이른바 선저축 후지출인데, 말은 뻔한데 실제로 해보면 효과가 완전히 다르다.
처음엔 월 50만원으로 시작했다. 계산해보면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월 50만원씩 3년이면 원금만 1800만원이다. 여기에 상여금이나 갑자기 생긴 돈을 얹으니까 생각보다 빨리 불었다. 강제성이 핵심이었다. 내 의지를 믿으면 안 된다는 걸 그때 배웠다.
파킹통장과 적금 사이에서 삽질
돈이 조금 모이니까 이번엔 '어디에 둘까'가 고민이었다. 그때 내가 했던 멍청한 짓 하나. 만기 3년짜리 적금에 목돈을 다 밀어넣었다가, 1년쯤 지나서 급하게 돈이 필요해 중도해지를 했다. 중도해지하면 약정금리가 아니라 중도해지금리가 적용되는데, 이게 거의 반토막이다. 3년 묶어서 받을 이자를 다 날린 셈이었다. 그때 계좌 보고 한숨이 나왔다.
그 뒤로는 돈을 성격별로 나눴다. 당장 쓸 일 없는 목돈은 적금이나 예금, 언제 필요할지 모르는 비상금은 파킹통장. 파킹통장은 하루만 넣어놔도 이자가 붙고 입출금이 자유로워서 비상금 두기엔 딱이다.
간단히 비교하면 이렇다.
| 구분 | 특징 | 내 용도 |
| 적금 | 매달 넣고 만기에 목돈, 중도해지하면 손해 | 확실히 안 쓸 돈 |
| 예금 | 목돈 한 번에 넣고 만기까지, 금리 높은 편 | 종잣돈 덩어리 |
| 파킹통장 | 수시입출금 + 이자, 금리는 낮음 | 비상금 3~6개월치 |
금리가 오르는 지금은 예금 만기를 짧게
여기서 요즘 얘기를 좀 해야겠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올해 1월부터 5월 28일까지 여덟 번 연속 연 2.50%로 동결돼 있었다. 근데 지난주 나온 전망들을 보면, 오는 7월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4개월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2.75%로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시장에선 8월 연속 인상 가능성, 연말 3.00%까지 갈지도 지켜보는 분위기다.
금리가 오르는 국면이면 예금하는 사람 입장에선 나쁠 게 없다. 다만 한 가지. 이럴 때 3년짜리 장기 예금에 목돈을 다 묶어버리면, 몇 달 뒤에 더 높은 금리 상품이 나와도 갈아탈 수가 없다. 그래서 나라면 금리 상승기엔 만기를 6개월~1년으로 짧게 가져가면서 상황을 본다. 물론 반대로 금리가 정점이라고 판단되면 그때 장기로 묶는 거고.
참고로 예금 이자엔 15.4% 이자소득세가 붙는다. 연 3% 예금에 1000만원을 1년 넣으면 이자가 30만원인데, 세금 떼면 실제로 손에 쥐는 건 25만 3천원쯤이다. 광고에 나오는 금리는 다 세전이라는 것도 그때 알았다.
솔직히 종잣돈 모으는 데 화려한 기술은 없었다. 선저축, 돈 성격별로 나누기, 그리고 금리 흐름에 맞춰 만기 조절. 이 세 가지가 전부였다. 다들 종잣돈은 어떻게 굴리시는지 궁금하다. 다음엔 이 종잣돈을 어떻게 투자로 넘겼는지도 계산해보려고 한다.
※ 이 글은 개인적인 정보 공유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