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그대로인데 돈이 안 모일 때, 지출 통제 시작하는 법
물가는 오르는데 통장 잔고는 매달 비슷하게 바닥을 친다. 지난주 발표를 보니 6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2% 올랐다고 한다. 한국은행은 7월엔 국제유가 하락 덕에 조금 낮아질 거라고 했지만, 어쨌든 물가가 내려가는 건 아니다. 오른 물가 위에서 덜 오르는 것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돈을 더 벌자"는 당장 어렵다. 그래서 나는 몇 년 전부터 버는 쪽보다 새는 쪽을 먼저 손봤다. 오늘은 그 방법을 순서대로 정리해본다.
1단계 - 한 달 지출을 있는 그대로 본다
가계부를 쓰라는 말은 다들 지겹게 들었을 거다. 근데 핵심은 "예쁘게 정리"가 아니라 "정확하게 파악"이다. 나는 처음에 딱 한 달만 아무 통제 없이 그냥 쓰던 대로 쓰고, 그걸 전부 기록만 했다. 카드 앱 내역을 그대로 옮겨 적었다.
결과가 좀 충격이었다. 한 달 배달·외식이 42만원이었다. 커피랑 편의점 군것질만 따로 모으니 11만원. 둘이 합쳐 53만원이면 웬만한 적금 하나 금액이다. 이걸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나는 별로 안 쓰는 편"이라고 믿고 있었다.
포인트는 이거다. 줄이기 전에 먼저 봐야 한다. 안 보이는 돈은 절대 못 줄인다.
2단계 - 고정비부터 손댄다
지출은 크게 고정비랑 변동비로 나뉜다. 다들 변동비(외식, 쇼핑)부터 조이려는데, 사실 효과도 오래 못 가고 스트레스만 크다. 나는 반대로 갔다. 고정비는 한 번만 손보면 매달 자동으로 아껴진다.
내가 실제로 정리한 것들:
| 항목 | 조치 | 월 절감 |
|---|---|---|
| 안 보는 OTT 2개 | 해지 | 약 2.3만원 |
| 통신 요금제 | 알뜰폰 전환 | 약 4만원 |
| 중복 보험 | 하나 정리 | 약 3만원 |
세 개만 건드렸는데 월 9만원 정도가 남았다. 1년이면 108만원이다. 한번 해지 버튼 누르고 나면 그 뒤로는 신경 쓸 일도 없다. 변동비 참는 것보다 훨씬 편하다.
3단계 - 통장을 쪼갠다
돈이 한 통장에 다 섞여 있으면 얼마 남았는지 감이 안 온다. 그래서 나는 통장을 세 개로 나눴다. 월급 통장, 생활비 통장, 저축 통장.
월급이 들어오면 저축액을 먼저 저축 통장으로 옮긴다. 이른바 "선저축 후지출"이다. 남은 걸 저축하는 게 아니라, 저축하고 남은 걸로 산다. 순서만 바꿨을 뿐인데 저축률이 확 올라갔다. 생활비 통장은 한 달 예산만큼만 넣어두니까, 잔고가 줄어드는 게 보여서 자연스럽게 조심하게 된다.
그래서 얼마나 바뀌었나
솔직히 처음 두 달은 잘 안 됐다. 예산 짜놓고도 중간에 무너지고, 배달 유혹은 여전했다. 근데 고정비 정리분(월 9만원)은 내가 참든 안 참든 그냥 남았다. 변동비는 절반만 성공해도 월 20만원 정도는 줄었다. 합치면 월 30만원 안팎. 1년이면 360만원이다.
완벽하게 아끼는 사람이 되려고 하면 오히려 실패한다. 고정비처럼 한 번에 끝나는 것부터 확실히 잡고, 변동비는 "완전히 끊기"가 아니라 "반만 줄이기"로 목표를 낮추는 게 오래 간다.
다들 어디서 제일 많이 새는지 한번 카드 내역만 쭉 봐보시길. 생각보다 뻔한 데서 새고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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