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vs 실물 부동산, 소액이라면 뭐가 나을까
부동산으로 돈을 벌고 싶은데 종잣돈이 몇천만 원뿐이라면 선택지는 사실상 두 개다. 하나는 오피스텔이나 소형 아파트 같은 실물을 대출 끼고 사는 것, 다른 하나는 리츠(REITs)를 사는 것. 나도 몇 년 전 이 갈림길에서 꽤 오래 고민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황마다 답이 다르다. 근데 요즘 리츠 시장이 좀 시끄러워서, 이 참에 두 방식을 숫자로 놓고 비교해봤다.
요즘 리츠, 왜 배당수익률이 이렇게 높지
이번 달 관련 뉴스를 보다가 눈이 커졌다. 국내 상장 리츠 중에 배당수익률이 30%를 넘는 종목이 속출한다는 기사였다(이데일리 마켓인). 은행 정기예금이 연 2~3% 수준인 걸 생각하면 10배가 넘는다. 솔직히 이것만 보면 "당장 사야 하나" 싶다.
근데 여기가 함정이다.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게 리츠가 돈을 갑자기 잘 벌어서가 아니다. 상장 리츠 시장 전반에 투자심리가 나빠지면서 주가가 크게 빠진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배당금(분자)은 그대로인데 주가(분모)가 반토막 나면 수익률 숫자는 두 배로 뛴다. 그러니 "수익률 30%"라는 표현에 낚이면 안 된다. 실제로 국내 상장 리츠 25개 종목의 지난해 평균 배당수익률은 7.3% 수준이었다.
리츠의 매력은 배당 구조 자체에 있다. 부동산투자회사법상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한다. 그래서 이익이 나면 꼬박꼬박 나눠준다. 문제는 주가 변동성이다. 실물 부동산보다 가격이 훨씬 자주, 크게 출렁인다.
소액 투자자 관점에서 숫자 비교
3,000만 원을 가진 사회초년생이라고 치고 두 방식을 놓고 보자.
| 항목 | 실물(오피스텔) | 리츠 |
|---|---|---|
| 진입 금액 | 3,000만 원 + 대출 1억 내외 | 3,000만 원(원하는 만큼 쪼개서) |
| 부대비용 | 취득세·중개비·법무비 수백만 원 | 매매수수료 0.01%대 |
| 수익 형태 | 월세 - 대출이자 - 관리비 | 분기/반기 배당 |
| 환금성 | 몇 주~몇 달(매물 안 나가면 묶임) | 장중 언제든 매도 |
| 관리 부담 | 세입자·공실·수리 직접 | 없음 |
| 가격 변동 | 천천히, 잘 안 보임 | 매일 눈앞에서 출렁 |
실물은 대출 레버리지가 크게 들어간다. 3,000만 원으로 1억짜리 오피스텔을 사면 내 돈의 3배 넘는 자산을 굴리는 셈이라, 오르면 수익률이 크다. 대신 공실 한 달이면 이자만 나가고, 세입자 안 구해지면 밤잠 설친다. 취득세만 해도 수백만 원이 첫날 사라진다.
리츠는 3,000만 원을 100만 원씩 30개월에 나눠 담든, 한 번에 넣든 자유롭다. 세입자 전화 받을 일도 없다. 대신 주가가 하루에 3~4% 빠지는 날엔 계좌를 안 보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레버리지가 없으니 실물처럼 폭발적인 수익은 기대하기 어렵다.
리츠의 숨은 무기: 분리과세
리츠를 볼 때 배당수익률만 보고 세금을 빼먹는 사람이 많다. 이게 은근히 크다.
공모리츠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이 있다.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3년 이상 보유하면 배당소득세가 일반 15.4%가 아니라 9.9%(지방세 포함)로 낮아진다. 이 혜택이 2026년 말까지 연장돼 있다(이데일리).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는 다 공모리츠라 대상이 된다.
간단히 계산해보자. 배당을 연 300만 원 받는다고 하면, 일반 과세는 세금이 약 46만 원, 분리과세 9.9%면 약 30만 원. 매년 16만 원씩 아낀다. 큰돈은 아니어도 3년이면 48만 원이고,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넘어 종합과세 대상이 될까 걱정하는 사람에겐 분리과세라 합산에서 빠지는 효과가 더 크다. 단, 매수 후 증권사를 통해 분리과세 신청을 직접 해야 하고, 이미 받은 배당엔 소급이 안 된다(딜사이트). 이거 모르고 그냥 두는 분들 많더라.
나라면 이렇게 나눈다
정답은 없다. 근데 굳이 내 기준을 말하자면 이렇다.
목돈을 오래 묶어둘 수 있고, 세입자 관리를 감당할 체력과 시간이 있고, 레버리지로 크게 밀어붙이고 싶다면 실물이다. 반대로 종잣돈이 크지 않고, 언제든 뺄 수 있는 유동성이 중요하고, 관리에 시간 쓰기 싫다면 리츠가 맞다. 사회초년생 때 나라면 리츠부터 시작했을 것 같다. 소액으로 부동산 배당을 경험해보고, 실물은 종잣돈이 더 커진 뒤에 붙는 게 순서상 자연스럽다.
주의할 건 하나. 지금 리츠 배당수익률이 높아 보이는 건 주가가 빠진 결과라는 점을 잊지 말자. 수익률 숫자가 아니라, 그 리츠가 담고 있는 부동산이 뭔지·임대료가 안정적인지·부채 비율은 어떤지를 봐야 한다. 싸 보인다고 다 싼 게 아니다.
다들 부동산 노출을 실물로 하시는지, 리츠로 하시는지 궁금하다.
※ 이 글은 개인적인 정보 공유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