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vs 파킹통장, 뭐가 이득일까

월급 들어오고 나서 카드값 나가기 전까지, 통장에 몇백만원이 그냥 놀고 있을 때가 있다. 나는 이 돈을 그냥 두는 게 아까워서 몇 년 전부터 파킹통장이랑 CMA를 둘 다 써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둘은 비슷해 보여도 성격이 꽤 다르다.
이번 달 기준으로 금리를 찾아보니 파킹통장 기본금리는 연 1.6% 정도인데, 증권사 CMA는 3.55~3.65%까지 나온다. 숫자만 보면 CMA가 압도적인데, 근데 이게 정말 그렇게 단순한 얘기일까? 한번 따져보자.
둘은 애초에 다른 물건이다
파킹통장은 이름 그대로 은행(또는 저축은행)의 수시입출금 통장이다. 그냥 예금인데 하루만 넣어도 이자를 쳐준다는 게 특징이다. 반면 CMA는 증권사 계좌다. 넣어둔 돈을 증권사가 RP(환매조건부채권)나 발행어음 같은 데 굴려서 그 수익을 하루 단위로 돌려주는 구조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다. 예금자보호다. 파킹통장은 예금자보호 대상이라 은행이 망해도 원금이 보장된다(2025년부터 보호 한도가 1억원으로 올랐다). 근데 증권사 CMA 중에 RP형·발행어음형은 예금자보호가 안 된다. 증권사가 파산하면 원칙적으로 보장이 없다. 물론 대형 증권사가 하루아침에 망할 확률은 낮지만, "원금 보장"이라는 단어의 무게는 분명 다르다.
이번 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움직이면서 시중 금리가 다시 들썩였는데, CMA 금리는 이런 시장금리를 거의 실시간으로 반영한다. 반대로 파킹통장은 은행이 정한 고시금리라 반응이 느리다. 금리가 오를 땐 CMA가 먼저 올라가고, 내릴 땐 CMA가 먼저 떨어진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자 차이는 얼마나 날까
말로만 하면 감이 안 오니까 숫자로 보자. 여유자금 1,000만원을 1년간 넣어둔다고 치고 계산해봤다.
| 구분 | 연 금리 | 세전 이자 | 세후 이자(15.4%) |
|---|---|---|---|
| 파킹통장(기본) | 1.6% | 16만원 | 약 13.5만원 |
| 저축은행 파킹통장 | 3.5% | 35만원 | 약 29.6만원 |
| 증권사 CMA(발행어음) | 3.6% | 36만원 | 약 30.5만원 |
표를 보면 알겠지만, 저축은행 파킹통장과 CMA는 사실상 이자 차이가 거의 없다. 1,000만원 넣어도 1년에 세후 1만원도 안 벌어진다. 진짜 차이가 큰 건 1금융권 기본 파킹통장(1.6%)과 나머지 사이다.
그리고 파킹통장 금리에는 함정이 좀 있다. 연 7% 이런 광고를 보면 혹하는데, 대부분 "50만원 한도까지만 우대", "급여이체하고 마케팅 동의해야" 같은 조건이 붙는다. 한도 초과분은 기본금리로 뚝 떨어진다. 그러니까 광고 금리 말고 내 돈 전체에 실제로 적용되는 금리를 봐야 한다. CMA는 이런 조건이 없다는 게 오히려 깔끔한 편이다.
나라면 이렇게 나눈다
정답은 없지만, 나는 돈의 성격에 따라 갈라놓는다.
당장 며칠 안에 카드값이나 월세로 빠질 돈, 즉 "곧 쓸 돈"은 파킹통장에 둔다. 입출금이 자유롭고 예금자보호도 되니까 마음이 편하다. 어차피 며칠 넣어두는 돈이라 금리 0.5% 차이는 몇백원 수준이다.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반면 몇 달 이상 안 건드릴 여유자금이나, 주식·ETF 사려고 대기시켜 둔 돈은 CMA에 둔다. 증권 계좌라 매수 버튼 누르기도 편하고, 금리도 더 챙길 수 있으니까. 사회초년생 때는 이걸 몰라서 증권 계좌 예수금을 그냥 0% 이자로 놀렸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깝다.
결국 핵심은 "얼마나 오래, 어떤 목적으로 넣어둘 돈이냐"다. 금리 0.1% 더 받겠다고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것보단, 곧 쓸 돈과 묵힐 돈을 나눠서 각자 맞는 통장에 두는 게 훨씬 실용적이다. 다들 어떻게 굴리시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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