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 vs 예금, 목돈 모을 때 뭐가 이득일까

지난달, 그러니까 7월 16일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렸다. 3년 6개월 만의 인상이고, 금통위원 7명이 전원 찬성한 만장일치 결정이었다. 뉴스에서는 "긴축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말이 나왔는데, 우리 같은 보통 사람 입장에선 딱 하나가 궁금하다. 그래서 내 예금·적금 이자가 오르냐는 거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 수신 상품 금리도 슬금슬금 따라 오른다. 그래서 요즘 "특판 적금 연 6%" 같은 문구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근데 여기서 사람들이 헷갈리는 게 하나 있다. 같은 연 4%라도 적금과 예금은 실제로 손에 들어오는 이자가 완전히 다르다는 거. 오늘은 이거 하나만 숫자로 짚어보려고 한다.
적금과 예금, 왜 헷갈릴까
용어부터 정리하자. 예금은 목돈을 한 번에 넣고 만기까지 묵히는 거다. 360만원을 1년짜리 정기예금에 넣으면 그 360만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1년 내내 이자를 번다.
적금은 다르다. 매달 조금씩 넣는 거다. 월 30만원씩 12개월 부으면 원금은 똑같이 360만원이 되지만, 그 360만원이 한꺼번에 들어간 게 아니다. 첫 달에 넣은 30만원은 12개월 내내 이자를 벌지만, 마지막 달에 넣은 30만원은 딱 한 달치 이자만 받는다.
이게 핵심이다. 적금은 돈이 계좌에 머무는 기간이 회차마다 다르다. 그래서 "연 4% 적금"이라고 광고해도 실제 수익률은 그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 이거 모르고 "적금 금리가 예금보다 높네?" 하고 적금 드는 사람이 은근히 많다.
실제로 계산해보자
말로만 하면 와닿지 않으니 숫자를 넣어보자. 둘 다 연 4% 단리, 1년 만기로 잡았다.
적금: 월 30만원씩 12개월 → 원금 360만원
적금 이자는 회차별로 예치 기간이 달라서, 대략 이렇게 계산된다. 월납입액 × 연이율 × (예치개월 합계 ÷ 12). 예치개월 합계는 12+11+10+...+1 = 78개월이다.
300,000 × 0.04 × 78 ÷ 12 = 78,000원 (세전)
예금: 360만원을 한 번에 넣고 1년 예치
3,600,000 × 0.04 = 144,000원 (세전)
여기에 이자소득세 15.4%를 떼면 실제 받는 돈은 이렇게 된다.
| 구분 | 원금 | 세전 이자 | 세후 이자 | 실질 수익률 |
|---|---|---|---|---|
| 적금 (연 4%) | 360만원 | 78,000원 | 65,988원 | 약 1.83% |
| 예금 (연 4%) | 360만원 | 144,000원 | 121,824원 | 약 3.38% |
원금도 같고 표시 금리도 똑같이 4%인데, 세후 이자가 거의 두 배 차이다. 실질 수익률로 따지면 적금은 표시 금리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친다. 왜? 앞에서 말한 대로 적금은 돈이 계좌에 평균적으로 절반 기간만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 이런 결론이 나온다. 이미 목돈 360만원이 있다면 무조건 예금이 이득이다. 적금에 나눠 넣을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럼 적금은 왜 드는 걸까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되는 게, 적금이 나쁜 상품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애초에 두 상품은 쓰는 상황이 다르다.
적금은 목돈이 없는 사람이 매달 버는 돈에서 강제로 떼어 모으는 도구다. 사회초년생 때 나도 그랬다. 통장에 360만원이 애초에 없으니까 예금은 들 수가 없었다. 월급에서 30만원씩 자동이체 걸어두고 "이건 없는 돈이다" 생각하며 1년을 버텼다. 그렇게 모은 360만원 + 이자가 내 첫 종잣돈이었다. 이자 6만원이 적어 보여도, 그 습관으로 목돈을 만든 게 진짜 소득이었다.
정리하면 이렇다. 지금 손에 목돈이 있으면 예금, 매달 조금씩 모아야 하는 상황이면 적금. 둘을 같은 잣대로 "누가 이자 더 줘?" 비교하는 것 자체가 좀 애매한 거다.
금리 오르는 지금은 어떻게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적금 금리가 조금씩 오르는 분위기다. 이럴 때 딱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첫째, 특판 적금의 높은 표시 금리에 너무 흔들리지 말자. "연 6% 적금!"이 예금 연 3.3% 정도의 실질 수익이라는 걸 위 계산에서 봤다. 우대조건(급여이체, 카드실적, 앱 가입 등)을 다 채워야 그 금리가 나오는 경우도 많으니, 조건도 꼭 확인하고.
둘째, 목돈이 있는데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 같으면 만기를 너무 길게 잡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1년짜리로 짧게 굴리고 만기 때 더 높은 금리로 갈아타는 식으로. 다만 이건 앞으로 금리가 오른다는 보장이 있을 때 얘기다. 8월 27일에 다음 금통위 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그 결과에 따라 방향이 또 바뀔 수 있으니 단정은 금물이다.
나라면 이렇게 한다
나라면 지금 목돈이 있는 경우엔 고민 없이 예금에 넣는다. 같은 금리면 이자가 두 배 가까이 차이 나는데 적금에 나눠 넣을 이유가 없다.
반대로 아직 종잣돈이 없어서 매달 모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적금이 답이다. 이때는 이자율 1%p 차이보다 "매달 자동으로 떼여 나가서 손을 못 대게 만드는" 강제성이 훨씬 중요하다. 이자 몇 만원 더 받으려다 중도해지하면 우대금리 다 날아가니까.
결국 정답은 상품이 아니라 내 상황이다. 목돈이냐 월급이냐, 그것만 구분하면 선택은 자연스럽게 나온다. 다들 요즘 예금·적금 어떻게 굴리시는지 궁금하네요. 특판 좋은 거 있으면 댓글로 공유해주셔도 좋고.
※ 이 글은 개인적인 정보 공유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