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주식

지수가 하루에 5% 출렁일 때 내가 저지른 실수

gfrog 2026. 8. 9. 06:12

지난주 증시를 보면서 3년 전 생각이 자꾸 났다. 그때 나도 딱 이런 장에서 크게 데었거든.

이번 달 초 코스피를 보면 좀 정신이 없다. 지난주 8월 3일에는 하루 만에 5.12% 빠지면서 6,257까지 내려갔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인 4일에는 1.62% 반등해서 6,358로 올라섰다. 하루 만에 분위기가 뒤집힌 거다. 개인 투자자들은 3일 하루에만 4조원 넘게 순매수했는데, 외국인은 반대로 2조 8천억원어치를 팔았다. 누군가는 사고 누군가는 파는, 딱 봐도 방향을 아무도 모르는 장이었다.

이런 장을 보면 손이 근질거린다. 나도 그랬다.

나는 왜 그 버튼을 눌렀나

3년 전 이야기다. 그때도 지수가 며칠 동안 크게 출렁였다. 하루는 폭락, 다음 날은 폭등. 뉴스마다 "바닥이다", "아직 멀었다"가 번갈아 나왔다.

나는 그때 두 가지 실수를 연달아 했다.

첫 번째. 폭락한 날, 겁이 나서 들고 있던 ETF를 절반 팔았다. 대략 1,200만원어치였다. "더 빠지기 전에 지키자"는 마음이었다. 파는 순간엔 마음이 편했다. 계좌를 안 봐도 되니까.

두 번째.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지수가 확 올랐다. 나는 다시 겁이 났다. 이번엔 "이러다 못 사겠다"는 겁이었다. 그래서 판 가격보다 더 비싸게 다시 샀다. 그것도 조급해서 종가 근처에, 오른 걸 그대로 주고.

정리하면 이렇다. 쌀 때 팔고, 비쌀 때 다시 샀다. 이틀 사이에.

숫자로 보면 얼마나 손해였나

당시 대충 계산해보면 이렇다. 절반 판 물량이 1,200만원. 다음 날 다시 살 때 지수가 3% 정도 올라 있었으니 같은 수량을 사는 데 약 36만원이 더 들었다. 여기에 매도·매수 왕복하면서 나간 증권거래세랑 수수료가 또 몇 만원.

문제는 36만원이 아니다. 진짜 손해는 따로 있었다.

만약 내가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다면? 절반 팔지도, 비싸게 되사지도 않았다면? 그 이틀 동안 내 계좌는 오히려 원래 자리로 돌아왔을 거다. 나는 멀쩡한 걸 굳이 건드려서 36만원을 태우고, 심장을 이틀 동안 쫄깃하게 만든 셈이다.

한번 생각해보자. 하루 5% 빠지고 다음 날 1.6% 오르는 장에서, 정확히 저점에 팔고 고점에 되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는 정반대로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이 나처럼 한다. 무섭다고 팔고, 오른다고 쫓아 산다.

그 뒤로 바꾼 것

그 일 이후로 나는 규칙을 하나 만들었다. 지수가 하루에 몇 % 움직였다는 뉴스가 나오는 날엔, 매매 앱을 아예 안 연다. 그날은 사지도 팔지도 않는다.

대신 월에 한 번, 날짜를 정해두고 그날만 산다. 우리 집은 매달 25일 월급 들어온 다음에 정해둔 금액만큼 ETF를 산다. 지수가 6,300이든 6,000이든 그날 사는 금액은 똑같다. 쌀 때는 더 많이 담기고, 비쌀 때는 덜 담긴다. 그게 다다.

이게 대단한 전략은 아니다. 오히려 시시하다. 근데 시시한 게 핵심이다. 하루에 5%씩 출렁이는 장에서 나 같은 개인이 이길 방법은, 사실 안 싸우는 거밖에 없더라.

물론 반론도 있다.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은 이런 변동성에서 기회를 잡는다고. 맞는 말이다. 근데 지난 몇 년간 내 매매 기록을 엑셀로 정리해보니, 나는 그 "실력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타이밍을 잡으려 할 때마다 대체로 반대로 움직였다. 그걸 인정하는 데 3년 걸렸다.

지금도 지수가 크게 빠졌다는 알림이 오면 손이 근질거린다. 그럴 때마다 3년 전 그 이틀을 떠올린다. 쌀 때 팔고 비쌀 때 산 그날을.

다들 이런 장에서 어떻게 버티시는지 궁금하다. 나는 그냥 앱을 닫는 쪽이다.

※ 이 글은 개인적인 정보 공유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