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세금

부모님이 주는 돈, 증여세 안 내려면 얼마까지 괜찮을까

gfrog 2026. 8. 20. 09:14

사회초년생 때 부모님한테 전세 보증금을 보태 받은 적이 있다. 그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가족끼리 주는 돈에 무슨 세금이냐 싶었으니까.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부모가 자식한테 주는 돈도 일정 금액을 넘으면 증여세 대상이다. 문제는 이걸 모르고 넘어갔다가 나중에 집을 사거나 큰돈이 오갈 때 자금출처 소명 요구를 받으면 꽤 골치 아파진다는 거다.

이번 달 들어 상속·증여 세금 얘기가 다시 뉴스에 오르내린다. 정부가 추진하는 '유산취득세 전환' 개정안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인데, 통과되면 세 부담이 꽤 줄어들 거라는 얘기가 많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라서 지금은 현행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은 증여세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얼마까지는 세금 없이 받을 수 있는지 구조를 한번 뜯어보려고 한다.

핵심은 '증여재산공제', 10년 단위로 리셋된다

증여세의 출발점은 증여재산공제다. 쉽게 말해 "이 금액까지는 공제해줄게" 하는 한도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는데, 이 공제가 10년 단위로 합산된다는 점이다. 한 번 쓰면 끝이 아니라 10년이 지나면 다시 채워진다.

관계별 공제 한도는 이렇다.

증여자(주는 사람) 받는 사람 10년간 공제 한도
배우자 배우자 6억 원
직계존속(부모·조부모) 성인 자녀 5,000만 원
직계존속 미성년 자녀 2,000만 원
직계비속(자녀) 부모 5,000만 원
기타 친족(형제·며느리 등) - 1,000만 원

그러니까 성인 자녀가 부모한테 받을 수 있는 비과세 한도는 10년에 5,000만 원이다. 미성년일 때는 2,000만 원. 이게 아버지 따로 어머니 따로가 아니라 직계존속을 묶어서 5,000만 원이라는 게 함정이다. 아빠한테 5천, 엄마한테 5천 해서 1억을 넣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한 가지 더. 2024년부터 생긴 혼인·출산 증여재산공제가 있다. 결혼하거나 아이를 낳으면 앞뒤 일정 기간 안에 부모한테 받는 돈을 1억 원 추가로 공제해준다. 기존 5,000만 원이랑 합치면 결혼할 때 부모 양가에서 최대 1억 5,000만 원까지는 세금 없이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혼집 마련하는 사회초년생한테는 꽤 쏠쏠한 제도다.

한도를 넘으면 세금이 얼마나 나올까

그럼 공제 한도를 넘기면 어떻게 될까. 넘은 금액(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하는데, 증여세는 누진세라 구간이 올라갈수록 세율이 세진다.

과세표준 세율 누진공제
1억 이하 10% -
5억 이하 20% 1,000만 원
10억 이하 30% 6,000만 원
30억 이하 40% 1억 6,000만 원
30억 초과 50% 4억 6,000만 원

한번 계산해보자. 성인 자녀가 부모한테 2억 원을 받았다고 치자. 먼저 공제 5,000만 원을 빼면 과세표준은 1억 5,000만 원이다. 여기에 세율 20%를 곱하면 3,000만 원, 거기서 누진공제 1,000만 원을 빼면 2,000만 원이 증여세다. 2억 받고 2천만 원 세금이면 실효세율은 10% 정도다.

여기서 하나 챙길 게 있다. 증여받은 사람이 신고기한(증여받은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안에 자진신고를 하면 세액의 3%를 깎아준다. 위 사례면 2,000만 원의 3%인 60만 원이 줄어서 실제로는 1,940만 원. 신고 안 하고 버티다 걸리면 오히려 가산세가 붙으니, 낼 거면 제때 신고하는 게 무조건 이득이다.

세금보다 무서운 건 '자금출처'다

사실 대부분의 사회초년생은 증여세 자체보다 자금출처 소명에서 문제가 터진다. 소득은 뻔한데 갑자기 몇억짜리 집을 사면 국세청이 "이 돈 어디서 났냐"고 물어볼 수 있다. 이때 부모 도움을 받았다면 그게 증여로 잡히고, 신고를 안 했으면 세금에 가산세까지 얹혀서 청구된다.

그래서 목돈을 받을 계획이 있으면 미리 증여신고를 해두는 게 오히려 마음 편하다. 5,000만 원 한도 안이라 낼 세금이 0원이어도 신고 자체는 할 수 있다. 이렇게 해두면 나중에 그 돈으로 집을 사든 투자를 하든 "이건 정당하게 증여받은 돈"이라고 근거가 남는다. 세금 한 푼 안 내면서 자금출처를 깔끔하게 만들어두는 셈이다.

특히 자녀가 어릴 때부터 2,000만 원(미성년)씩 미리미리 증여신고를 해두고 그 돈을 굴리는 방식을 쓰는 집도 많다. 10년마다 한도가 리셋되니까, 태어나자마자 2천, 열 살에 2천, 스물에 5천, 이런 식으로 나눠서 넣으면 성인 될 때쯤 꽤 큰돈을 세금 없이 물려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시간을 오래 두고 계획할 때 얘기고, 급하게 목돈이 오갈 땐 세금을 피하기 어렵다.

그래서 정리하면

증여세는 어렵게 느껴지지만 뼈대는 단순하다. 성인 자녀 기준 10년에 5,000만 원까지는 세금이 없고, 결혼·출산이 끼면 1억이 추가된다. 그 이상은 넘은 만큼 10~50% 누진세율이 붙고, 자진신고하면 3% 깎아준다. 그리고 세금보다 중요한 건 자금출처를 위해 신고 기록을 남겨두는 거다.

유산취득세 전환 같은 개편안이 통과되면 이 계산이 또 바뀔 수 있다. 지금 국회에 걸려 있는 안들이 어떻게 정리되는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다음엔 상속세 쪽 구조도 한번 뜯어보려고 한다. 부모 재산을 물려받을 때랑 살아생전에 미리 받을 때, 어느 쪽이 세금 면에서 유리한지는 생각보다 계산이 복잡하더라.

혹시 부모님한테 목돈 받은 적 있는 분들, 그때 신고는 하셨는지 궁금하다. 나처럼 아무 생각 없이 넘어간 분들 꽤 있을 것 같은데.

※ 이 글은 개인적인 정보 공유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세법은 개정될 수 있고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르니, 실제 증여·신고 전에는 세무 전문가나 국세청 홈택스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