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계좌, 2027년 개편 전에 지금 뭘 해둬야 할까

지난 8월 3일에 발표된 2026년 세제개편안을 보다가 ISA 항목에서 손이 멈췄다. 바뀌는 게 꽤 많은데, 정작 "그래서 지금 나는 뭘 해야 하나"를 정리해주는 글은 잘 안 보이더라. 그래서 내가 계좌를 만지면서 정리한 걸 그대로 적어본다.
먼저 짚고 갈 게 있다. 이건 정부안이다. 국회를 통과해야 확정이고, 통과되면 원칙적으로 2027년 1월 1일 이후 신규 가입·계약 연장·납입분부터 적용된다. 즉 지금 당장 뭐가 바뀌는 건 아니다. 근데 바로 그 점 때문에 올해 안에 해둘 게 생긴다.
뭐가 바뀌나 (핵심만)
개편안에서 ISA 관련해 눈에 띄는 건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일반 ISA의 최대 계약기간이 5년으로 제한된다. 지금은 만기를 길게 잡아두고 계속 굴릴 수 있었는데, 앞으로 신규 가입자는 최장 5년까지만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최소 의무 가입기간 3년은 그대로다.
둘째, 납입한도 이월 제도가 폐지된다. 지금은 올해 2000만원 한도를 다 못 채우면 남은 만큼 다음 해로 넘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올해 500만원만 넣었으면 내년에 3500만원까지 넣을 수 있었다. 이게 없어진다. 앞으로는 그냥 매년 한도가 리셋된다고 보면 된다.
셋째, '생산적금융 ISA'가 신설된다. 국내 투자 전용 계좌인데, 여기서 나오는 이자·배당소득을 비과세해준다. 납입한도도 일반형보다 크게 잡혀 있고, 3년 의무에 최대 10년까지 굴릴 수 있다. 국내 증시로 돈을 유도하려는 취지다.
여기에 더해 ISA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연금저축·IRP)로 옮기면 이전 금액의 10%, 최대 300만원까지 추가로 소득공제를 받는 혜택도 손봐졌다. 청년 대상 ISA는 납입액의 10%를 공제해주는 안도 담겼다.
정확한 한도 숫자는 언론마다 조금씩 다르게 전하는 부분이 있어서, 확정 전까지는 "방향"만 믿는 게 안전하다. 계약기간 제한, 이월 폐지, 국내투자 비과세 계좌 신설. 이 세 줄기가 뼈대다.
그래서 지금 뭘 해야 하나
1. ISA 계좌가 아예 없다면, 올해 안에 하나 열어두자
이유는 단순하다. 계약기간 5년 제한과 이월 폐지는 2027년 신규 가입분부터 적용된다. 그 전에 만들어 둔 계좌는 기존 조건이 원칙적으로 인정된다. 지금 중개형 ISA를 하나 개설해두면, 나중에 규정이 빡빡해져도 기존 조건으로 굴릴 여지가 생긴다.
돈이 당장 없어도 상관없다. ISA는 계좌만 열어두고 납입은 0원이어도 유지된다. 의무 가입기간 3년 시계는 개설 시점부터 돌아가기 때문에, 일찍 열수록 나중에 자금이 생겼을 때 유리하다. 나도 예전에 "돈 모이면 그때 만들지" 하고 미뤘다가 3년 시계를 늦게 돌린 걸 뒤늦게 후회했다.
2. 만기를 길게 잡아라
계좌를 열 때 만기를 최대치로 설정해두는 게 좋다. 기존 조건이 인정되는 계좌라면 만기를 길게 잡아둘수록 오래 굴릴 수 있다. 만기 3개월 전부터 연장이 가능하니, 이미 계좌가 있는 사람도 연장 가능 시점이 되면 바로 최대로 늘려두는 걸 챙기자.
3. 비과세 한도가 왜 중요한지 숫자로 보자
ISA의 핵심은 결국 세금이다. 일반 계좌에서 이자·배당을 받으면 15.4%를 뗀다. ISA는 순이익 중 일정액까지 비과세, 초과분은 9.9% 분리과세다.
간단히 계산해보자. 3년 동안 굴려서 순이익 400만원이 났다고 치자.
| 구분 | 일반 계좌 | ISA(일반형, 비과세 200만원 가정) |
|---|---|---|
| 순이익 | 400만원 | 400만원 |
| 과세 대상 | 400만원 | 200만원(초과분) |
| 세율 | 15.4% | 9.9% |
| 세금 | 약 61.6만원 | 약 19.8만원 |
| 세후 수령 | 약 338만원 | 약 380만원 |
같은 400만원을 벌어도 세금에서 40만원 넘게 차이가 난다. 굴리는 금액과 기간이 커질수록 이 격차는 벌어진다. 여기에 국내투자 전용 비과세 계좌까지 새로 생기니, 국내 배당주나 국내 ETF를 담을 계획이라면 앞으로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다.
조심할 것
좋은 얘기만 한 것 같아서 균형을 좀 맞추자. ISA는 의무 가입기간 안에 돈을 빼면 세제 혜택이 날아간다. 3년 안에 꼭 써야 할 돈은 애초에 넣지 않는 게 맞다. 비상금은 파킹통장에 두고, ISA에는 최소 3년은 묻어둘 수 있는 돈만 넣자.
그리고 계좌를 여는 것과 잘 굴리는 건 다른 얘기다. ISA는 그릇일 뿐이고, 그 안에 뭘 담느냐는 결국 본인 몫이다. 계좌만 열어두고 예금만 넣어두면 절세 효과도 크지 않다.
정답은 없다. 다만 제도가 바뀌는 길목에서 "미리 계좌를 열어 조건을 확보해두는 것"은 비용이 거의 안 드는 선택이다. 나라면 올해가 가기 전에 중개형 하나는 만들어두겠다. 확정안이 나오면 그때 세부 한도를 다시 계산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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