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1년으로 묶을까, 6개월로 굴릴까

목돈을 예금에 넣으려고 만기를 고르다 보면 매번 걸리는 게 이거다. 1년으로 확 묶어버릴까, 아니면 6개월씩 짧게 굴리면서 상황을 볼까. 사실 정답이 딱 떨어지면 좋겠는데 그렇지가 않다. 특히 요즘처럼 금리 방향이 애매할 때는 더 그렇다.
이번 주에 금통위가 있다. 지난주 여러 증권사 전망을 보면 8월 27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현재 연 2.75%)할 거라는 예상이 우세한데, 재밌는 건 "인하"가 아니라 "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거라는 얘기가 나온다는 점이다. 바클레이즈도 인상 소수의견을 동반한 동결을 예상했다. 즉 지금은 금리가 더 내려가는 국면이 아니라, 오히려 위쪽을 보는 사람들이 있는 관망기다. 이런 때 예금 만기를 어떻게 잡을지 한번 숫자로 따져보자.
1년으로 묶을 때
시중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가 대략 연 2.7~3.0% 수준이다(기준금리가 2.75%니까 대충 이 언저리). 저축은행으로 가면 1년 평균이 연 3.8% 안팎까지 올라간다. 지난달 말 SBI저축은행이 최고 연 4.1% 특판을 내놨는데 한도 3천억 원이 5영업일 만에 소진돼서 조기 마감됐다. 그만큼 다들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찾아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계산을 단순하게 시중은행 연 3.0%로 잡고, 1000만원을 1년 묶는다고 치자.
세전 이자는 1000만원 × 3.0% = 30만원. 이자소득세 15.4%를 떼면 세후로 대략 25만 3800원이 남는다. 1년 뒤에 손에 쥐는 건 이 정도다. 장점은 명확하다. 지금 금리를 1년 동안 그대로 확정해두는 것. 중간에 기준금리가 내려가도 내 예금 금리는 안 흔들린다.
단점도 있다. 만약 이번에 진짜로 금리가 오르고, 몇 달 뒤 예금 금리가 연 3.3~3.5%까지 올라간다면? 나는 이미 3.0%에 묶여 있어서 그 상승분을 못 먹는다. 중도해지하면 약정금리 대신 확 깎인 중도해지 금리(보통 1%대)를 받으니 그것도 손해다.
6개월씩 굴릴 때
이번엔 6개월 만기로 넣고, 만기 때 다시 예치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6개월 예금 금리가 보통 1년짜리보다 조금 낮다는 것. 은행마다 다르지만 대략 연 2.6% 정도로 잡아보자.
첫 6개월: 1000만원 × 2.6% × (6/12) = 13만원 세전. 세후로는 약 11만원.
여기서 두 갈래로 갈린다.
금리가 그대로거나 내렸다면, 두 번째 6개월도 비슷하거나 더 낮은 금리로 재예치하게 된다. 이 경우 1년 합산 이자가 1년짜리 3.0% 묶은 것보다 확실히 적다. 대충 세전 26만원 안팎으로, 앞의 30만원보다 4만원쯤 손해다. 짧게 굴린 대가다.
금리가 올랐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두 번째 6개월을 연 3.4%에 재예치했다고 치면 그 반년 이자가 17만원. 앞 반년 13만원과 합쳐 세전 30만원. 결과적으로 1년 묶은 것과 거의 같아진다. 근데 이건 금리가 꽤 큼직하게 올라줘야 겨우 따라잡는 수준이라는 게 함정이다.
그래서 뭐가 이득일까
정리하면 이렇다. 6개월로 굴려서 이득을 보려면, 하반기에 예금 금리가 지금보다 눈에 띄게 올라야 한다. 단순히 기준금리 한 번 올리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시장금리가 따라 움직여줘야 한다. 그런데 이번 금통위 전망을 보면 인상은 어디까지나 "소수의견"이고, 다수는 여전히 동결 쪽이다. 즉 급하게 오를 그림은 아니라는 거다.
한 가지 더. 짧게 굴리는 진짜 장점은 수익률이 아니라 유연성이다. 6개월 뒤에 목돈 쓸 일이 생길 수도 있고, 더 좋은 특판이 나올 수도 있다. 돈이 6개월마다 풀리니까 갈아탈 여지가 생긴다. 반대로 "나는 이 돈 1년간 안 건드린다"가 확실하면 굳이 낮은 6개월 금리를 감수할 이유가 없다.
나라면 이렇게 한다. 1년 안에 쓸 계획이 없는 여윳돈이면 그냥 1년으로 묶는다. 지금 3%대 초반도 나쁘지 않고, 금리가 급등할 시나리오에 베팅하느니 확정 이자를 택하는 게 마음 편하다. 대신 목돈을 통째로 한 은행에 다 넣기보다, 절반은 1년, 절반은 6개월로 쪼개는 것도 방법이다. 이러면 금리가 오르든 내리든 한쪽은 대응이 된다. 소위 사다리(래더링) 방식인데, 큰 목돈일수록 이게 마음이 편하더라.
결국 이건 수익률 게임이라기보다 "내가 이 돈을 언제 쓸지, 그리고 금리가 오를 거라고 얼마나 믿는지"의 문제다. 확신이 없으면 반반이 답일 때가 많다.
다들 목돈 어떻게 굴리고 계신지, 요즘은 그냥 파킹통장에 두는 분들도 많던데 댓글로 얘기 나눠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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