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하고 한 3년쯤 됐을 때다. 연말정산 환급금 들어왔다고 팀 사람들이 좋아하는데, 나만 토해냈다. 몇십만 원. 옆자리 선배가 "너 연금저축 안 해?" 하고 물었을 때 솔직히 그게 뭔지도 몰랐다. 그냥 남들 하는 적금이랑 비슷한 건가 싶었다.
그때 대충 넘긴 게 두고두고 아깝다. 지금 계산해보면 3년 동안 놓친 환급금만 수백만 원이다.
연금저축이 뭐길래 다들 하라고 할까
간단하게 말하면 노후 대비용으로 돈을 넣으면 나라가 세금을 깎아주는 계좌다. 근데 나는 "노후"라는 단어에서 이미 관심이 꺼졌다. 서른도 안 됐는데 무슨 노후냐 싶었으니까.
핵심은 세액공제다. 소득공제랑 헷갈리는 사람 많은데, 세액공제는 낸 세금에서 바로 빼주는 거라 체감이 훨씬 크다. 2026년 기준으로 연금저축은 연 6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되고, 여기에 IRP를 더하면 합쳐서 최대 900만원까지 공제 대상이 된다.
공제율이 또 쏠쏠하다. 총급여 5,500만원(종합소득 4,500만원) 이하면 16.5%, 그걸 넘으면 13.2%다. 그러니까 900만원을 꽉 채워 넣으면 총급여 5,500만원 이하인 사람은 148만 5천원을 돌려받는다. 넘는 사람도 118만 8천원이다. 이게 매년이다.
내가 사회초년생 때는 연봉이 낮아서 16.5% 구간이었다. 그 좋은 구간을 3년이나 그냥 날린 거다.
뒤늦게 계산해보고 한숨 나온 날
선배 말 듣고 그날 저녁에 계산기를 두들겨봤다. 한번 계산해보자.
만약 내가 매달 30만원씩만 연금저축에 넣었다면? 1년에 360만원이다. 여기에 16.5%면 환급금이 대략 59만 4천원. 3년이면 178만원이 넘는다. 그냥 통장에 묵혀둔 돈에서 매년 60만원 가까이가 세금 환급으로 돌아왔을 거란 얘기다.
솔직히 그때 나는 그 30만원을 어디다 썼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배달음식이나 옷, 뭐 그런 데 녹았겠지. 노후 대비도 못 했고 환급도 못 받았고. 계좌를 들여다보다 한숨이 나왔다.
물론 이게 공짜 돈은 아니다. 연금저축은 원칙적으로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받는 조건이라 중간에 돈이 묶인다. 55세 전에 해지하면 그동안 공제받은 원금이랑 수익에 기타소득세 16.5%가 붙는다. 그래서 급하게 쓸 돈까지 다 넣으면 안 된다. 이게 좀 애매한 부분인데, 나는 그래서 지금도 "없어도 되는 돈"만 넣는다.
지금은 이렇게 한다
부랴부랴 시작한 뒤로는 매년 연말이 되기 전에 한도를 체크한다. 연말정산은 12월 31일까지 납입한 걸로 잡히니까, 11월쯤 되면 그해 얼마 넣었는지 보고 부족하면 채운다. 여윳돈 생기면 12월에 몰아서라도 넣는 편이다.
우리 집은 맞벌이라 둘 다 각자 계좌를 굴린다. 처음엔 한 명만 하다가, 계산해보니 둘 다 하는 게 환급이 두 배라 그냥 각자 열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연금저축이든 IRP든 계좌만 열어두고 현금으로 방치하는 사람도 은근 많다. 세액공제는 받되 안에서 굴리는 건 또 다른 문제라, 그건 각자 성향에 맞게 판단할 몫이다. 나는 겁이 많아서 보수적으로 굴리는 편인데, 이건 정답이 없는 것 같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하나다. 노후라는 단어에 지레 겁먹거나 미루지 말고, 세액공제만이라도 챙겼으면 좋겠다는 거다. 나처럼 3년 날리지 말고. 다들 연금계좌는 어떻게 굴리고 계신지 궁금하다.
※ 이 글은 개인적인 정보 공유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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