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경제 상식 11

예금만 믿다가 물가에 야금야금 당한 이야기

사회초년생 때 나는 투자라는 말만 들어도 겁이 났다. 주식은 도박 같았고, 코인은 아예 다른 세상 얘기였다. 그래서 택한 게 예금이었다. 통장에 숫자가 딱딱 찍히는 게 좋았다. 원금 안 깨지고, 이자도 붙고. 그게 제일 안전한 줄 알았다.근데 몇 년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안전한 게 손해가 아니라는 보장은 없다는 걸.3년 동안 성실하게 모았는데첫 직장 다닐 때 매달 60만원씩 정기적금을 부었다. 3년 만기, 원금만 2160만원. 만기 때 세후 이자까지 합쳐서 대략 2270만원 정도를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통장 잔고를 보고 뿌듯했다. "역시 꾸준히 모으니까 되는구나" 싶었다.문제는 그 3년 동안 물가가 가만히 있지 않았다는 거다. 내가 3년 전에 8000원 하던 점심을 이제 만원 넘게 주고 사 먹고 있었..

적금 이자 4% 받았는데 왜 돈이 안 늘어난 느낌일까

작년에 만기 적금을 찾으면서 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분명 이자를 받았는데, 통장에 찍힌 숫자가 커졌는데도 뭔가 부자가 된 것 같지가 않았다. 마트에서 장을 보면 전보다 지갑이 더 빨리 비었고, 점심값은 어느새 만원을 넘겼다. 이자는 받았는데 왜 여유가 없어졌을까.이게 바로 명목금리와 실질금리의 차이다. 은행이 광고하는 숫자와 내 돈의 실제 구매력은 전혀 다른 얘기라는 걸, 그때 처음 몸으로 이해했다. 오늘은 이 둘의 차이를 숫자로 끝까지 파보려고 한다. 조금 길지만 한번 계산해보면 내 돈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명목금리는 통장 숫자, 실질금리는 구매력명목금리(nominal rate)는 우리가 흔히 아는 그 금리다. 연 4% 적금이라고 하면 이 4%가 명목금리다. 통장에 찍히는 숫자를 키워주는 이자율.실..

예금 3%인데 물가가 2.8%, 내 돈은 진짜 불어나고 있을까

지난 8월 초에 통계청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발표했다. 전년 동월 대비 2.8%. 4월에 2.6%였다가 5월에 3.1%까지 튀었는데, 3개월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왔다는 소식이었다. 뉴스에서는 "물가가 안정됐다"고 하더라.근데 나는 그 기사를 보면서 좀 다른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만기 된 예금을 3.0%짜리로 다시 묶어놨는데, 이자 받아봤자 물가가 2.8% 오르면 대체 남는 게 얼마지? 통장 숫자는 분명히 늘었는데 왜 지갑은 그대로인 것 같을까. 오늘은 이 얘기를 한번 제대로 계산해보려고 한다. 명목금리랑 실질금리 얘기다.명목금리와 실질금리, 뭐가 다른가명목금리는 그냥 통장에 찍히는 숫자다. 예금 상품이 "연 3.0%"라고 하면 그게 명목금리다. 우리가 은행 앱에서 보는 이자율은 전부 명목금리다..

장단기 금리차로 경기를 읽는 법, 숫자로 뜯어봤다

경제 뉴스를 보다 보면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다"는 말이 종종 나온다. 처음엔 나도 이게 뭔 소린가 싶었다. 금리에 장기 단기가 따로 있는 것도 낯설고, 그게 역전되면 왜 다들 긴장하는지도 감이 안 왔다. 근데 한번 제대로 뜯어보니 이게 생각보다 강력한 신호더라. 오늘은 이 장단기 금리차라는 걸 숫자로 천천히 풀어보려고 한다.먼저 배경부터. 지난 7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p 올렸다. 다음 결정은 8월 27일로 예정돼 있다. 그리고 7월 중순 기준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33% 수준까지 올라 3년 만에 최고치 근처를 찍었다. 이런 숫자들이 왜 중요한지, 수익률 곡선이라는 틀로 보면 훨씬 잘 보인다.장단기 금리차가 대체 뭔가장단기 금리차는 말 그..

사이드카랑 서킷브레이커, 이거 헷갈리는 분 많더라

이번 달 들어 증시 변동성이 부쩍 커졌다. 하루에 몇 퍼센트씩 출렁이는 날이 잦아지면서 "사이드카 발동", "서킷브레이커 발동" 같은 뉴스 헤드라인을 자주 보게 된다. 근데 이 둘, 정확히 뭐가 다른지 물어보면 의외로 헷갈려 하는 분이 많더라. 오늘 짧게 정리해본다.둘 다 '급등락 브레이크'인데, 밟는 강도가 다르다쉽게 말하면 사이드카는 살짝 밟는 브레이크, 서킷브레이커는 꽉 밟는 비상 브레이크다.사이드카(Sidecar)는 선물시장이 기준으로 움직인다.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전일 대비 ±5% 이상 변동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지면 발동된다(코스닥은 ±6%). 이때 멈추는 건 전체 거래가 아니라 '프로그램 매매'뿐이다.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정지시켜서, 컴퓨터가 자동으로 쏟아내는 매물이 시장을 더 흔드는..

금리가 오르면 왜 채권값이 떨어질까, 끝까지 계산해봤다

지난 7월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렸다. 3년 6개월 만의 인상이고, 금통위원 7명 전원 만장일치였다. 뉴스에는 "금리 오르면 대출이자 부담 커진다"는 얘기가 대부분이었는데, 사실 조용히 손실을 본 사람들이 또 있다. 채권을 들고 있던 사람들이다."금리 오르면 채권값 떨어진다"는 말, 다들 한 번쯤 들어봤을 거다. 근데 왜 그런지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나도 예전엔 그냥 외웠다. 오늘은 이걸 숫자로 끝까지 파보려고 한다. 계산기 두드릴 준비만 하면 된다.채권은 결국 '정해진 현금을 주는 종이'다채권의 핵심은 하나다. 발행할 때 이자와 만기가 딱 정해진다는 것. 예를 들어 액면가 100만원, 표면금리 3%, 만기 3년짜리 채권을 샀다고 하자. 그럼..

금리 오르면 왜 채권값은 떨어질까, 계산으로 뜯어봤다

지난 7월 16일 한국은행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렸다. 만장일치였고, 작년 인하 이후 14개월 동결을 끝낸 3년 6개월 만의 인상이다. 뉴스에서 "금리 인상 → 채권 가격 하락"이라는 말이 또 나왔는데, 사실 이게 왜 그런지 제대로 설명하는 글은 잘 없더라.나도 예전엔 "금리 올랐으니 채권 사면 이자 더 받겠네" 정도로만 생각했다. 근데 채권 ETF를 하나 들고 있다가 금리 오를 때 계좌가 파랗게 물드는 걸 보고 나서야 "어, 이자 받는 건데 왜 손실이지?" 하고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그 얘기다. 숫자로 하나하나 따라가 보자.채권은 결국 '정해진 현금흐름'을 사는 것채권을 산다는 건 미래에 받을 돈이 이미 정해져 있는 종이를 사는 거다. 예를 들어..

금리가 오르면 왜 집값·주가가 흔들릴까

지난주에 뉴스를 보다가 좀 놀랐다. 2026년 7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p 올렸다. 그것도 금통위원 7명 전원 찬성으로. 한동안 동결이거나 내릴 거라는 얘기가 많았는데 방향이 위로 틀렸다.그날 저녁에 부동산 커뮤니티랑 주식 종토방이 술렁이는 걸 봤다. "금리 올랐으니 집값 빠지겠네", "증시 조정 오는 거 아니냐" 이런 반응. 근데 정작 왜 금리가 오르면 자산가격이 흔들리는지, 그 연결고리를 제대로 설명하는 글은 잘 안 보이더라. 사실 이게 재테크의 가장 기본 원리 중 하나인데도 그렇다. 그래서 오늘은 이걸 숫자로 한번 파보려고 한다.자산가격은 결국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다이 문장 하나만 이해하면 절반은 끝난다. 어떤 자산이든 가격은 그게..

복리가 진짜 마법일까, 숫자로 끝까지 따져봤다

복리는 세계 8대 불가사의라는 말, 다들 한 번쯤 들어봤을 거다. 아인슈타인이 했다는 설도 있는데 사실 근거는 없다. 근데 이 말이 워낙 유명해서 그런지, 복리를 무슨 마법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통장에 넣어두기만 하면 돈이 알아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식이다.정말 그럴까? 지난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75%로 올렸다. 2023년 1월 이후 첫 인상이다. 이 여파로 시중은행 1년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대략 연 2.85~3.1% 수준까지 올라왔다. 그럼 이 금리로 복리를 굴리면 실제로 얼마가 될까. 그리고 그게 정말 "마법"이라고 부를 만한 수준일까. 오늘은 계산기를 끝까지 두드려보려고 한다.단리와 복리, 실제 차이는 얼마나 날까먼저 기본부터. 단리는 원금에만 이자가 붙는다. 복리는 이자에 다시..

물가지수 3.5%가 내 통장을 얼마나 갉아먹을까

경제 뉴스를 보면 한 달에 한 번씩 꼭 나오는 게 있다. "미국 CPI 몇 퍼센트 발표, 시장 반응은…" 하는 기사. 솔직히 처음엔 나도 그냥 넘겼다. 물가가 오르든 말든 내 월급이랑 무슨 상관인가 싶었다. 근데 이게 사실 내 통장이랑 아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오늘은 CPI라는 숫자 하나가 어떤 경로로 내 돈까지 도달하는지, 계산까지 해가면서 한번 뜯어보려고 한다.지난주에 마침 새 수치가 나왔다. 지난 7월 14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6월 미국 CPI는 연 3.5%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 덕에 전월보다 0.4%p 내려갔고, 예상치 3.8%보다도 낮았다. 에너지·식품을 뺀 근원 CPI는 2.6%였다. 이 숫자들이 뭘 의미하는지부터 차근차근 보자.CPI가 대체 뭘 재는 숫자인가CPI(Cons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