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연금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148만원이 나오는 계산 구조를 뜯어봤다

gfrog 2026. 7. 7.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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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 시즌만 되면 "연금저축·IRP 900만원 넣으면 최대 148만원 돌려받는다"는 기사가 쏟아진다. 실제로 지난달에도 여러 매체가 같은 문구를 뽑았다. 근데 이 148만원이라는 숫자가 어떻게 나오는지, 왜 누구는 148만원이고 누구는 118만원인지 제대로 설명하는 글은 의외로 드물다. 대부분 "이만큼 돌려받으니 얼른 넣어라"에서 끝난다.

나는 이런 걸 숫자로 직접 따져봐야 마음이 놓이는 편이다. 그래서 세액공제가 실제로 어떤 순서로 계산되는지, 한도와 공제율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한번 처음부터 끝까지 뜯어봤다. 구조를 알면 "내가 얼마 넣어야 얼마 돌려받는지"를 남의 기사 없이 스스로 계산할 수 있다.

세액공제와 소득공제는 완전히 다른 계산이다

먼저 헷갈리기 쉬운 것부터. 연금저축·IRP는 '세액공제'다. '소득공제'가 아니다. 이 둘은 계산이 들어가는 위치 자체가 다르다.

소득공제는 세금을 매기기 전 단계에서 소득 자체를 깎아준다. 예를 들어 소득이 5,000만원인데 소득공제 100만원을 받으면, 세금은 4,900만원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그래서 소득공제는 내 세율 구간이 높을수록 효과가 커진다. 세율 24% 구간이면 100만원 소득공제로 24만원을 아끼는 식이다.

세액공제는 다르다. 세금을 다 계산한 다음, 그 세금에서 정해진 금액을 직접 빼준다. 소득이 얼마든 세율이 몇 %든 상관없다. 900만원을 넣고 공제율이 16.5%면 그냥 900만원 × 16.5% = 148만 5,000원을 세금에서 깎는다. 이미 낸 세금이 그보다 많으면 그만큼 환급으로 돌아온다.

이 차이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소득공제는 고소득자에게 유리하지만, 연금계좌 세액공제는 오히려 소득이 낮은 사람에게 공제율을 더 얹어준다. 뒤에서 보겠지만 이게 이 제도의 핵심 설계다.

한도 구조: 900만원과 600만원, 두 개의 벽

2026년 기준으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납입 한도는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서 연 900만원이다. 여기에 벽이 하나 더 있다. 연금저축 단독으로는 최대 600만원까지만 공제 대상이 된다.

무슨 말이냐면, 연금저축에 900만원을 몰아넣어도 세액공제는 600만원까지만 인정된다는 뜻이다. 나머지 300만원어치를 공제받으려면 IRP 계좌에 따로 넣어야 한다. 반대로 IRP는 개별 상한이 없어서 혼자 900만원을 다 채워도 된다.

그래서 실무에서 가장 많이 쓰는 조합이 이거다. 연금저축에 600만원, IRP에 300만원. 합쳐서 딱 900만원. 이러면 두 한도를 모두 꽉 채운다. 굳이 IRP만 쓰지 않고 연금저축을 먼저 채우는 이유는, 연금저축이 중도에 돈이 급할 때 상대적으로 인출이 자유롭고 투자할 수 있는 상품 범위도 넓기 때문이다. IRP는 위험자산 투자 비중에 70% 제한이 걸린다.

정리하면 벽이 두 개다. 하나는 전체 900만원, 하나는 연금저축 600만원. 이 두 개를 머릿속에 넣고 배분하면 된다.

공제율 16.5% vs 13.2%, 5,500만원이 가르는 선

이제 진짜 계산으로 들어가자. 공제율은 두 가지다. 총급여 5,500만원(종합소득 4,500만원) 이하면 16.5%, 초과하면 13.2%가 적용된다. 단 한 가지 소득 기준으로 공제율이 통째로 갈린다.

900만원을 꽉 채웠다고 가정하고 두 경우를 계산해보자.

구분 총급여 5,500만원 이하 총급여 5,500만원 초과
납입액 900만원 900만원
공제율 16.5% 13.2%
세액공제액 148만 5,000원 118만 8,000원

같은 900만원을 넣어도 공제받는 금액이 약 30만원 차이가 난다. 이 16.5%와 13.2%라는 숫자에는 지방소득세 10%가 이미 포함돼 있다. 원래 국세 기준 공제율은 15%와 12%인데, 여기에 지방소득세가 붙어서 실제 체감 공제율이 16.5%, 13.2%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지점. 총급여가 5,500만원을 아주 살짝 넘겼다고 해보자. 5,600만원이라고 치면 공제율이 13.2%로 떨어진다. 900만원 기준으로 30만원 가까이 덜 받는다. 물론 이걸 피하려고 소득을 일부러 줄일 수는 없지만, 만약 배우자와 소득 차이가 있는 맞벌이라면 소득이 낮은 쪽이 연금계좌 한도를 먼저 채우는 게 공제율 측면에선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 환급은 '낸 세금' 안에서만

한 가지 오해를 짚고 넘어가자. "900만원 넣으면 무조건 148만원 돌려받는다"는 말은 반만 맞다.

세액공제는 내가 이미 낸 세금(결정세액)을 한도로 돌려준다. 만약 어떤 사람이 각종 공제를 다 받고 나서 실제로 낼 세금이 100만원밖에 안 되는 상황이라면, 세액공제로 148만원을 계산해도 실제 환급은 100만원까지다. 넘치는 48만원은 사라진다. 다음 해로 이월되지도 않는다.

사회초년생이거나 이미 다른 공제(주택청약, 의료비 등)로 세금을 많이 깎아둔 사람은 이 지점을 체크해야 한다. 연금계좌에 900만원을 다 넣기 전에, 내 결정세액이 얼마나 되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다. 낼 세금 자체가 적으면 900만원을 다 채워도 그만큼 환급이 안 나온다.

그렇다고 세액공제 한도를 넘겨 넣은 돈이 완전히 무의미한 건 아니다. 공제받지 못한 납입금(초과분)은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 세금을 다시 매기지 않는다. 다만 그건 절세라기보단 그냥 노후 저축이다. 세액공제라는 즉각적인 혜택을 노린 거라면 내 세금 크기에 맞춰 넣는 게 맞다.

그래서 결론은

구조를 다 뜯어보니 이렇게 정리된다. 벽은 900만원과 600만원 두 개, 공제율은 5,500만원을 기준으로 16.5%와 13.2% 두 개, 그리고 실제 환급은 내가 낸 세금 안에서만. 이 세 가지만 알면 남의 기사 없이 내 환급액을 직접 계산할 수 있다.

숫자만 보면 총급여 5,500만원 이하인 사람이 900만원을 꽉 채우는 게 가장 효율이 좋다. 148만원을 돌려받으니 단순 계산으로도 16.5% 수익률을 확정으로 얻는 셈이다. 다만 그 900만원은 원칙적으로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을 때까지 묶이는 돈이라는 점, 중도해지하면 그동안 받은 공제를 토해내야 한다는 점은 잊지 말자. 절세 효과와 자금 유동성 사이의 균형은 각자 사정에 맞게 판단할 문제다.

나는 다음엔 이 900만원을 실제로 인출할 때 붙는 연금소득세 구조도 한번 계산해보려고 한다. 넣을 때 아낀 세금과 뺄 때 내는 세금을 같이 봐야 진짜 이득인지 알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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