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경제 상식

기준금리가 오르면 내 돈은 어떻게 될까

gfrog 2026. 7. 12. 21:44

이번 주 목요일(7월 16일)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지금 2.50%에서 2.75%로 0.25%p 올릴 거라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BNP파리바 같은 곳은 아예 "만장일치 인상"을 점치고 있다. 사실이라면 무려 14개월 만의 금리 인상이다. 지난해 7·8·10·11월, 올해 1·2·4·5월까지 여덟 번 연속 동결했던 흐름이 드디어 방향을 트는 셈이다.

금리 뉴스는 볼 때마다 "그래서 나랑 무슨 상관인데?" 싶다. 예금 이자가 조금 오르겠지, 대출 이자도 오르겠지, 딱 거기까지 생각하고 넘긴다. 근데 기준금리는 예적금·대출뿐 아니라 주식, 부동산, 채권 가격까지 거의 모든 자산의 밑바닥을 흔든다. 오늘은 그 경로를 좀 뜯어보려고 한다. 계산이 좀 나오는데, 숫자로 봐야 감이 오는 얘기라 어쩔 수 없다.

왜 금리가 오르면 자산 가격이 눌리나

핵심 원리는 하나다. 돈에는 시간 가격이 붙어 있다. 그게 금리다.

내가 1년 뒤에 받을 100만원이 있다고 하자. 이게 지금 얼마의 가치일까? 금리가 2.5%라면, 지금 97만 5천원 정도를 은행에 넣어두면 1년 뒤 100만원이 된다. 그러니까 미래의 100만원은 현재 기준으로 약 97.5만원짜리다. 이걸 '현재가치'라고 부른다.

계산식은 간단하다. 현재가치 = 미래금액 ÷ (1 + 금리).

  • 금리 2.5%: 100만원 ÷ 1.025 = 약 97.6만원
  • 금리 2.75%: 100만원 ÷ 1.0275 = 약 97.3만원

여기까지는 차이가 미미해 보인다. 근데 이게 먼 미래일수록, 그리고 여러 해에 걸칠수록 눈덩이처럼 커진다. 10년 뒤 100만원을 보자.

  • 금리 2.5%: 100만원 ÷ (1.025)^10 = 약 78.1만원
  • 금리 3.5%: 100만원 ÷ (1.035)^10 = 약 70.9만원

금리가 1%p 오르니까 같은 미래 돈의 현재가치가 78만원에서 71만원으로 9% 넘게 쪼그라들었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자산 가격은 결국 "이게 앞으로 벌어다 줄 돈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합계"다. 할인하는 금리가 높아지면 그 합계가 줄어든다. 이게 금리 인상이 자산 가격을 누르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성장주가 유독 금리에 약한 이유

같은 주식이라도 금리에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다. 여기서 사람들이 자주 헷갈린다.

배당 꼬박꼬박 주는 은행주나 통신주는 지금 당장 현금을 벌어다 준다. 반면 이익 대부분이 '먼 미래'에 몰려 있는 성장주(예: 아직 적자지만 몇 년 뒤 폭발적 성장을 기대하는 기술주)는 그 미래 이익을 현재가치로 당겨올 때 할인을 훨씬 세게 당한다. 위 계산에서 봤듯 먼 미래일수록 금리 인상의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선 성장주·기술주가 먼저, 그리고 더 크게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금리가 내릴 땐 성장주가 앞장서서 오른다. 2020~2021년 저금리 시절에 기술주가 미친 듯이 올랐던 것, 그리고 2022년 금리 급등기에 그 주식들이 반토막 났던 걸 떠올려 보면 대충 그림이 그려진다.

물론 현실은 이론처럼 깔끔하지 않다. 실적, 수급, 심리가 다 섞여서 움직인다. 다만 "금리가 오르면 왜 하필 성장주가 더 아플까"에 대한 뼈대는 이 할인 원리다.

대출 있는 사람에겐 이중 타격

금리 인상은 자산 가격만 누르는 게 아니라 내 현금흐름도 직접 건드린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을 쓰는 사람이라면.

주택담보대출 3억원을 변동금리로 쓰고 있다고 하자. 금리가 0.25%p 오르면 연이자가 얼마나 늘까?

  • 3억 × 0.25% = 연 75만원, 월 6.25만원

한 번 인상으로 월 6만원 남짓이라 별거 아닌 것 같다. 근데 시장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인상 사이클이 이어져 총 1%p가 오른다면?

  • 3억 × 1% = 연 300만원, 월 25만원

월 25만원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게다가 이건 대출 원금이 그대로일 때 얘기고, DSR 규제 때문에 신규 대출 한도까지 줄어든다. 자산 가격은 눌리는데 이자 부담은 늘고 대출 문은 좁아진다. 빚 끼고 자산 산 사람에겐 삼중고인 셈이다.

그래서 금리 인상기엔 "내 대출이 변동금리인지 고정금리인지", "혼합형이면 고정 구간이 언제 끝나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다. 자산을 어떻게 굴릴지보다 이게 먼저다.

그럼 예금은 진짜 이득일까

금리 오르면 예적금 하는 사람은 웃는다고들 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여기서 꼭 봐야 할 게 실질금리다.

실질금리 = 명목금리 − 물가상승률.

  • 예금 금리 3.0%, 물가 3.2% → 실질금리 −0.2%

지난달(6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3.2% 올랐다. 두 달 연속 3%대다. 석유류가 24.7%나 뛰었고, 생활물가는 3.4%였다. 이 상황에서 세전 3% 예금에 넣어두면, 이자는 붙지만 물가가 그 이상으로 올라 실질 구매력은 오히려 줄어든다. 여기에 이자소득세 15.4%까지 떼면 세후 실질수익은 더 마이너스다.

세후로 다시 계산해보자.

  • 예금 3.0% → 세후 3.0% × (1−0.154) = 약 2.54%
  • 물가 3.2% 빼면 → 실질 세후 −0.66%

즉 "금리 올랐으니 예금이 이득"이라는 말은 물가를 빼고 나면 생각보다 초라할 수 있다. 물론 예금은 원금 보장이라는 큰 장점이 있으니 실질수익만으로 깎아내릴 건 아니다. 다만 "이자율 숫자"에만 흐뭇해하지 말고, 그 숫자에서 물가와 세금을 뺀 뒤 실제로 뭐가 남는지는 한 번쯤 계산해봐야 한다는 얘기다.

정리하면

금리는 예적금 이자율 하나가 아니라, 모든 자산 가격을 할인하는 '기준 자'다. 그 자가 움직이면 주식·부동산·채권·대출·예금이 동시에 반응한다. 이번 주 금통위에서 인상이 현실화되든 한 번 더 미뤄지든, 방향은 인상 쪽으로 기운 분위기다.

그래서 나는 요즘 세 가지만 체크하고 있다. 내 대출이 변동금리인지, 내 자산이 '먼 미래 이익'에 얼마나 기대고 있는지, 그리고 내 예금의 실질수익이 물가를 이기고 있는지. 뭘 사고팔지는 그다음 문제다. 정답은 없다. 각자 상황이 다르니까. 다만 금리 뉴스를 볼 때 "나랑 상관없는 얘기"로 넘기지는 않게 됐다.

다들 이번 금통위 결과 어떻게 보시는지, 대출은 고정으로 갈아탈 생각 있으신지 궁금하다.

※ 이 글은 개인적인 정보 공유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