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상식 5

예금만 믿다가 물가에 야금야금 당한 이야기

사회초년생 때 나는 투자라는 말만 들어도 겁이 났다. 주식은 도박 같았고, 코인은 아예 다른 세상 얘기였다. 그래서 택한 게 예금이었다. 통장에 숫자가 딱딱 찍히는 게 좋았다. 원금 안 깨지고, 이자도 붙고. 그게 제일 안전한 줄 알았다.근데 몇 년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안전한 게 손해가 아니라는 보장은 없다는 걸.3년 동안 성실하게 모았는데첫 직장 다닐 때 매달 60만원씩 정기적금을 부었다. 3년 만기, 원금만 2160만원. 만기 때 세후 이자까지 합쳐서 대략 2270만원 정도를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통장 잔고를 보고 뿌듯했다. "역시 꾸준히 모으니까 되는구나" 싶었다.문제는 그 3년 동안 물가가 가만히 있지 않았다는 거다. 내가 3년 전에 8000원 하던 점심을 이제 만원 넘게 주고 사 먹고 있었..

장단기 금리차로 경기를 읽는 법, 숫자로 뜯어봤다

경제 뉴스를 보다 보면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다"는 말이 종종 나온다. 처음엔 나도 이게 뭔 소린가 싶었다. 금리에 장기 단기가 따로 있는 것도 낯설고, 그게 역전되면 왜 다들 긴장하는지도 감이 안 왔다. 근데 한번 제대로 뜯어보니 이게 생각보다 강력한 신호더라. 오늘은 이 장단기 금리차라는 걸 숫자로 천천히 풀어보려고 한다.먼저 배경부터. 지난 7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p 올렸다. 다음 결정은 8월 27일로 예정돼 있다. 그리고 7월 중순 기준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33% 수준까지 올라 3년 만에 최고치 근처를 찍었다. 이런 숫자들이 왜 중요한지, 수익률 곡선이라는 틀로 보면 훨씬 잘 보인다.장단기 금리차가 대체 뭔가장단기 금리차는 말 그..

사이드카랑 서킷브레이커, 이거 헷갈리는 분 많더라

이번 달 들어 증시 변동성이 부쩍 커졌다. 하루에 몇 퍼센트씩 출렁이는 날이 잦아지면서 "사이드카 발동", "서킷브레이커 발동" 같은 뉴스 헤드라인을 자주 보게 된다. 근데 이 둘, 정확히 뭐가 다른지 물어보면 의외로 헷갈려 하는 분이 많더라. 오늘 짧게 정리해본다.둘 다 '급등락 브레이크'인데, 밟는 강도가 다르다쉽게 말하면 사이드카는 살짝 밟는 브레이크, 서킷브레이커는 꽉 밟는 비상 브레이크다.사이드카(Sidecar)는 선물시장이 기준으로 움직인다.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전일 대비 ±5% 이상 변동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지면 발동된다(코스닥은 ±6%). 이때 멈추는 건 전체 거래가 아니라 '프로그램 매매'뿐이다.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정지시켜서, 컴퓨터가 자동으로 쏟아내는 매물이 시장을 더 흔드는..

금리가 오르면 왜 채권값이 떨어질까, 끝까지 계산해봤다

지난 7월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렸다. 3년 6개월 만의 인상이고, 금통위원 7명 전원 만장일치였다. 뉴스에는 "금리 오르면 대출이자 부담 커진다"는 얘기가 대부분이었는데, 사실 조용히 손실을 본 사람들이 또 있다. 채권을 들고 있던 사람들이다."금리 오르면 채권값 떨어진다"는 말, 다들 한 번쯤 들어봤을 거다. 근데 왜 그런지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나도 예전엔 그냥 외웠다. 오늘은 이걸 숫자로 끝까지 파보려고 한다. 계산기 두드릴 준비만 하면 된다.채권은 결국 '정해진 현금을 주는 종이'다채권의 핵심은 하나다. 발행할 때 이자와 만기가 딱 정해진다는 것. 예를 들어 액면가 100만원, 표면금리 3%, 만기 3년짜리 채권을 샀다고 하자. 그럼..

물가지수 3.5%가 내 통장을 얼마나 갉아먹을까

경제 뉴스를 보면 한 달에 한 번씩 꼭 나오는 게 있다. "미국 CPI 몇 퍼센트 발표, 시장 반응은…" 하는 기사. 솔직히 처음엔 나도 그냥 넘겼다. 물가가 오르든 말든 내 월급이랑 무슨 상관인가 싶었다. 근데 이게 사실 내 통장이랑 아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오늘은 CPI라는 숫자 하나가 어떤 경로로 내 돈까지 도달하는지, 계산까지 해가면서 한번 뜯어보려고 한다.지난주에 마침 새 수치가 나왔다. 지난 7월 14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6월 미국 CPI는 연 3.5%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 덕에 전월보다 0.4%p 내려갔고, 예상치 3.8%보다도 낮았다. 에너지·식품을 뺀 근원 CPI는 2.6%였다. 이 숫자들이 뭘 의미하는지부터 차근차근 보자.CPI가 대체 뭘 재는 숫자인가CPI(Cons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