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12

폭락장에서 겁먹고 판 뒤 배운 것

작년 이맘때 얘기가 아니다. 바로 이번 여름 얘기다.올여름 코스피는 정말 롤러코스터였다. 8월 초에만 해도 하루에 지수가 5% 넘게 빠졌다가, 다음 날 3.85% 오르며 6,600선을 되찾았다. 나무위키나 뉴스 정리를 보면 이번 여름 폭락이 코스피 역사상 최대 규모급이었다고 한다. 그 한복판에서 나는 계좌를 열어놓고 하루 종일 새로고침만 눌렀다. 그리고 결국, 제일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했다.빨간불 앞에서 손이 먼저 나갔다내 계좌는 대단할 게 없다. 맞벌이로 조금씩 모은 돈에 반도체 관련 ETF랑 코스피 지수 ETF를 섞어 담아둔 정도였다. 그런데 8월 초 그 급락 날, 하루 만에 평가액이 몇백만원이 날아갔다. 숫자로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은데, 빨간 마이너스가 화면을 덮으니까 이성이 안 잡히더라.솔직히..

자산관리/주식 2026.08.29

ETF 총보수 0.05%에 속지 마라 - 진짜 비용은 따로 있다

ETF 고를 때 다들 총보수부터 본다. 나도 그랬다. "이건 0.05%, 저건 0.15%니까 당연히 앞엣게 싸지" 하고 넘어갔다. 근데 몇 년 굴려보니 이게 반쪽짜리 계산이었다. 실제로 내 계좌에서 빠져나간 돈은 총보수 숫자랑 꽤 달랐다.이번 달만 봐도 그렇다. 지난주 나온 증권사 자료를 보니 8월 들어 배당형 ETF로 410억원 정도 자금이 들어왔다더라. 하반기 성장 둔화를 걱정한 사람들이 밸류 쪽으로 갈아탄 흐름이라는데, 이렇게 특정 테마로 돈이 몰릴 때일수록 "이 ETF 진짜 비용이 얼마지?"를 따져봐야 한다. 표면에 적힌 총보수만 보고 들어가면 나중에 수익률이 왜 이것밖에 안 되나 싶어진다.오늘은 ETF에 실제로 붙는 비용을 하나씩 뜯어보자. 좀 길고 숫자가 많다. 그래도 이거 한 번 이해하면 앞..

자산관리/ETF 2026.08.27

ETF 살 때 총보수만 보면 안 되는 이유

ETF 고를 때 상품 설명에 적힌 "총보수 0.05%" 이런 숫자만 보고 "오, 싸네" 하고 넘어가는 분들 많더라. 나도 예전엔 그랬다. 근데 이게 진짜 내가 내는 비용의 전부가 아니다. 오늘은 이거 하나만 짚고 넘어가려고 한다.총보수랑 실부담비용은 다르다요즘 ETF 보수 경쟁이 진짜 치열하다. 최근엔 삼성·미래에셋이 최저보수 경쟁을 붙으면서 KODEX 200 총보수가 0.15%인데, RISE 200·ACE 200·PLUS 200 같은 상품은 총보수가 0.02%까지 내려갔다. 심지어 연 0.01%대 상품까지 나왔다.근데 여기서 헷갈리면 안 되는 게, 상품 홍보에 크게 박혀 있는 그 숫자는 대부분 '운용보수' 또는 '총보수'다. 우리가 실제로 부담하는 건 그것보다 조금 더 크다. 용어를 정리하면 이렇다.항..

자산관리/ETF 2026.08.25

금리 동결기, 예금에 묶어둘까 vs 투자로 돌릴까

이번 주 목요일, 8월 27일에 한국은행 금통위가 열린다. 시장 전망은 대체로 동결 쪽으로 기운다. 바클레이즈 같은 곳은 이번에도 기준금리 2.75%를 유지할 거라고 봤다. 물론 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만큼 표결은 박빙일 거라는 얘기도 같이 나온다.그래서 요즘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 이거다. "금리가 이 정도에서 멈춰 있으면, 목돈을 예금에 그냥 넣어둘까요, 아니면 투자로 돌릴까요?" 사실 정답은 없다. 근데 각자 상황을 숫자로 놓고 비교해보면 판단이 좀 쉬워진다. 우리 집 기준으로 한번 정리해봤다.예금 중심으로 갈 때지금 시중은행 정기예금은 대략 연 2% 후반에서 3% 초반 사이다. 기준금리가 2.75%에서 안 움직이니까, 예금 금리도 여기서 크게 튀어 오르긴 어렵다.숫자로 보자. 목돈 3천만원을 연 3..

환헤지 ETF의 숨은 비용, 원화가 강해지는 지금 계산해봤다

미국 S&P500 ETF를 사려는데 이름 끝에 (H)가 붙은 게 있고 안 붙은 게 있다. 뭘 사야 하나 한참 고민했다. (H)는 환헤지, 안 붙은 건 환노출이다. 대충 "환율 신경 쓰기 싫으면 (H)"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최근에 제대로 뜯어보니 이게 그렇게 단순한 얘기가 아니었다. 특히 요즘처럼 원화가 강해지는 국면에선 선택에 따라 수익률이 꽤 갈린다.이번 달 원달러 환율이 심상치 않다. 지난 8월 21일 기준 1,386원 수준까지 내려왔고, 장중엔 1,380원 초반까지 찍었다. 작년 9월 말 이후 가장 강한 원화라는 얘기다. 수출이 워낙 좋아서 그렇다는데, 실제로 8월 첫 20일 동안 수출이 1년 전보다 56%나 늘었고 반도체 출하량은 거의 세 배 뛰었다. 여기에 미국 연준이 금리를 내리는 쪽으로 ..

자산관리/ETF 2026.08.23

환헤지 ETF vs 환노출 ETF, 미국 주식 굴릴 때 뭐가 이득일까

미국 S&P500이나 나스닥 ETF를 국내에서 사려고 하면 같은 지수인데 이름 끝에 (H)가 붙은 게 있고 안 붙은 게 있다. 이 H 하나가 수익률을 갈라놓는다. 근데 뭐가 더 나은지 물어보면 대답이 다 다르다. 환율 방향을 맞춰야 하는 문제라 정답이 딱 떨어지지 않는다.이번 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1,410원대까지 내려왔다. 작년 겨울 1,500원 가까이 치솟았던 걸 생각하면 꽤 빠진 거다. 이럴 때 이 선택이 특히 중요해진다. 한번 정리해보자.H가 붙으면 뭐가 달라지나환노출(H 없음)은 말 그대로 환율에 그대로 노출된다. 내가 미국 지수 수익 + 환율 변동을 둘 다 먹는다. 지수가 그대로여도 달러가 오르면 원화 기준 계좌는 플러스다.환헤지(H)는 운용사가 선물 같은 걸로 환율 변동을 상쇄시킨다. 그래..

자산관리/ETF 2026.08.13

월배당 ETF 분배율 8%, 진짜 8% 버는 거 아니더라

요즘 월배당 ETF 광고 보면 "분배율 8% 넘음" 이런 문구가 많다. 매달 통장에 돈 꽂히고 연 8%면 예금 4%짜리 두 배잖아. 근데 이거 하나 모르고 들어가면 나중에 계좌 보고 갸우뚱하게 된다. 오늘 알게 된 건데, 분배율이랑 실제 내가 버는 수익은 완전히 다른 얘기다.분배율은 "얼마 나눠주냐"지 "얼마 버냐"가 아니다이게 핵심이다. 분배율은 그냥 주가 대비 얼마를 현금으로 지급하느냐일 뿐이다.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안 따진다.시가배당률 8.5%를 넘기는 월배당 ETF 상위권은 대체로 커버드콜 구조다(2026년 3월 기준). 커버드콜은 콜옵션을 팔아서 프리미엄을 받아 그걸 분배금으로 뿌리는 방식인데, 문제는 옵션 프리미엄이 항상 넉넉한 게 아니라는 거다. 시장이 조용하면 프리미엄이 줄고, 그럼..

자산관리/ETF 2026.08.04

ISA vs 일반 계좌, 세금 얼마나 차이날까

증권사 앱을 열면 계좌를 만들 때 "일반위탁"이랑 "중개형 ISA" 중에 고르라고 나온다. 사실 나도 처음엔 그냥 일반 계좌로 시작했다. ISA는 뭔가 복잡해 보였고, 3년 묶인다는 말에 지레 겁먹었던 것 같다. 근데 몇 년 굴려보고 나서 후회했다. 세금에서 꽤 차이가 나더라.마침 올해 ISA가 크게 바뀌었다. 2024년 세법개정안으로 확정된 내용이 지금 적용 중인데, 납입한도가 연 2000만원에서 연 4000만원(총 2억원)으로 두 배 늘었고, 비과세 한도도 일반형 기준 200만원에서 500만원, 서민형은 4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확대됐다. 그래서 오늘은 같은 돈을 일반 계좌에 넣었을 때랑 ISA에 넣었을 때 세금이 실제로 얼마나 갈리는지 숫자로 한번 따져보려고 한다.두 계좌의 과세 방식부터 정리..

자산관리/세금 2026.07.21

ETF 살 때 '괴리율' 안 보면 손해, 이거 모르는 분 많더라

ETF는 그냥 시세대로 사고팔면 되는 줄 알았다. 나도 몇 년을 그렇게 했다. 근데 최근 뉴스 보고 좀 놀랐다. 지난달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서 괴리율 사고가 났는데, 정작 SK하이닉스 주가는 8% 가까이 빠진 날 어떤 레버리지 ETF는 장 막판 매수가 몰리면서 오히려 50% 가까이 튀었다고 한다. 금융당국까지 나서서 들여다보는 중이라고. 오늘은 이 '괴리율' 얘기만 짧게 하려고 한다.괴리율이 뭐냐면ETF는 두 개의 가격이 있다. 하나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장가격, 다른 하나는 그 ETF가 담고 있는 실제 자산의 가치인 순자산가치(NAV). 이 둘은 이론상 같아야 하는데, 실제로는 조금씩 벌어진다. 그 차이를 퍼센트로 나타낸 게 괴리율이다.시장가격 > NAV → 프리미엄 (비싸게 사는 것..

자산관리/ETF 2026.07.19

리밸런싱을 3년 미루다 물린 이야기

이번 달 증시 뉴스를 보다가 뜨끔했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는 리밸런싱이 7월 코스피의 핵심 변수라는 기사였다. 그 큰 돈덩어리도 비중이 너무 커지면 기계적으로 판다는데, 정작 내 계좌는 3년 넘게 손도 안 대고 방치했다는 게 갑자기 부끄러워졌다.솔직히 나는 리밸런싱이라는 단어를 알면서도 한 번도 제대로 안 했다. 오르는 종목은 그냥 놔뒀고, 내리는 건 "언젠간 오르겠지" 하고 버텼다. 그 결과가 어땠는지, 부끄럽지만 한번 풀어보려고 한다.비중이 한쪽으로 쏠렸는데 그냥 뒀다처음 시작할 때는 나름 계획이 있었다. 국내 주식 40, 미국 ETF 40, 예적금 20. 이 정도면 균형 잡혔다고 생각했다. 2022년 초에 대략 3000만원으로 시작했으니 계산도 깔끔했다. 국내 1200, 미국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