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5

예금만 믿다가 물가에 야금야금 당한 이야기

사회초년생 때 나는 투자라는 말만 들어도 겁이 났다. 주식은 도박 같았고, 코인은 아예 다른 세상 얘기였다. 그래서 택한 게 예금이었다. 통장에 숫자가 딱딱 찍히는 게 좋았다. 원금 안 깨지고, 이자도 붙고. 그게 제일 안전한 줄 알았다.근데 몇 년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안전한 게 손해가 아니라는 보장은 없다는 걸.3년 동안 성실하게 모았는데첫 직장 다닐 때 매달 60만원씩 정기적금을 부었다. 3년 만기, 원금만 2160만원. 만기 때 세후 이자까지 합쳐서 대략 2270만원 정도를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통장 잔고를 보고 뿌듯했다. "역시 꾸준히 모으니까 되는구나" 싶었다.문제는 그 3년 동안 물가가 가만히 있지 않았다는 거다. 내가 3년 전에 8000원 하던 점심을 이제 만원 넘게 주고 사 먹고 있었..

예금 3%인데 물가가 2.8%, 내 돈은 진짜 불어나고 있을까

지난 8월 초에 통계청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발표했다. 전년 동월 대비 2.8%. 4월에 2.6%였다가 5월에 3.1%까지 튀었는데, 3개월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왔다는 소식이었다. 뉴스에서는 "물가가 안정됐다"고 하더라.근데 나는 그 기사를 보면서 좀 다른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만기 된 예금을 3.0%짜리로 다시 묶어놨는데, 이자 받아봤자 물가가 2.8% 오르면 대체 남는 게 얼마지? 통장 숫자는 분명히 늘었는데 왜 지갑은 그대로인 것 같을까. 오늘은 이 얘기를 한번 제대로 계산해보려고 한다. 명목금리랑 실질금리 얘기다.명목금리와 실질금리, 뭐가 다른가명목금리는 그냥 통장에 찍히는 숫자다. 예금 상품이 "연 3.0%"라고 하면 그게 명목금리다. 우리가 은행 앱에서 보는 이자율은 전부 명목금리다..

3년 동안 종잣돈 모으다 물가에 지친 이야기

솔직히 이 글은 자랑이 아니라 반성문에 가깝다. 사회초년생 때부터 "무조건 종잣돈부터 모아야 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고, 나도 그렇게 했다. 그런데 3년쯤 지나고 통장을 들여다보다가 한숨이 나왔다. 숫자는 늘었는데,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예전보다 줄어든 느낌. 그때 처음으로 "물가"라는 게 내 통장을 갉아먹고 있다는 걸 체감했다.월 100만원씩, 숫자는 늘었는데계산은 단순했다. 맞벌이 시작하기 전, 혼자 벌 때 얘기다. 월 실수령 300 남짓에서 고정비 빼고 악착같이 월 100만원을 적금에 넣었다. 3년이면 원금만 3600만원. 이자까지 하면 3800 정도. 통장 숫자만 보면 뿌듯했다.근데 문제는 그 3년 사이에 물가가 가만히 있지 않았다는 거다. 지난주 발표를 보면 6월 소비자물가가 ..

환율 오르면 왜 물가가 오를까, 그 경로를 따라가 봤다

요즘 마트 가면 영수증 보고 한 번씩 멈칫한다. 우리 집만 그런 게 아니라 통계에도 찍혔다. 지난달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2% 올랐다. 석유류하고 농축수산물이 특히 셌다. 그런데 뉴스에서는 "환율 때문"이라는 말이 계속 나온다. 원달러가 한때 1550원을 넘겼다가 이번 달 들어 1490원대까지 내려오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그럼 궁금해진다. 환율은 은행 앱에서나 보는 숫자인데, 이게 왜 내가 사 먹는 삼겹살 가격까지 흔드는 걸까. 오늘은 이 "환율 → 물가" 경로를 단계별로 한번 따라가 보려고 한다. 계산도 몇 개 해볼 거다.1단계: 수입 물가가 먼저 맞는다환율이 물가로 넘어오는 첫 관문은 수입 물가다. 우리가 쓰는 원유, 곡물, 원자재, 중간재는 대부분 달러로 결제한다. 값..

자산관리/환율 2026.07.22

물가지수 3.5%가 내 통장을 얼마나 갉아먹을까

경제 뉴스를 보면 한 달에 한 번씩 꼭 나오는 게 있다. "미국 CPI 몇 퍼센트 발표, 시장 반응은…" 하는 기사. 솔직히 처음엔 나도 그냥 넘겼다. 물가가 오르든 말든 내 월급이랑 무슨 상관인가 싶었다. 근데 이게 사실 내 통장이랑 아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오늘은 CPI라는 숫자 하나가 어떤 경로로 내 돈까지 도달하는지, 계산까지 해가면서 한번 뜯어보려고 한다.지난주에 마침 새 수치가 나왔다. 지난 7월 14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6월 미국 CPI는 연 3.5%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 덕에 전월보다 0.4%p 내려갔고, 예상치 3.8%보다도 낮았다. 에너지·식품을 뺀 근원 CPI는 2.6%였다. 이 숫자들이 뭘 의미하는지부터 차근차근 보자.CPI가 대체 뭘 재는 숫자인가CPI(Cons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