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131

예금만 믿다가 물가에 야금야금 당한 이야기

사회초년생 때 나는 투자라는 말만 들어도 겁이 났다. 주식은 도박 같았고, 코인은 아예 다른 세상 얘기였다. 그래서 택한 게 예금이었다. 통장에 숫자가 딱딱 찍히는 게 좋았다. 원금 안 깨지고, 이자도 붙고. 그게 제일 안전한 줄 알았다.근데 몇 년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안전한 게 손해가 아니라는 보장은 없다는 걸.3년 동안 성실하게 모았는데첫 직장 다닐 때 매달 60만원씩 정기적금을 부었다. 3년 만기, 원금만 2160만원. 만기 때 세후 이자까지 합쳐서 대략 2270만원 정도를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통장 잔고를 보고 뿌듯했다. "역시 꾸준히 모으니까 되는구나" 싶었다.문제는 그 3년 동안 물가가 가만히 있지 않았다는 거다. 내가 3년 전에 8000원 하던 점심을 이제 만원 넘게 주고 사 먹고 있었..

파킹통장 고르는 기준, 이거 모르면 이자 반토막 난다

파킹통장 금리 보고 "오 7%대네?" 하고 목돈 통째로 넣는 분들 많더라. 근데 그 7%, 대부분 200만원까지만 적용된다는 거 알고 넣는 건지 궁금하다. 오늘 알게 된 건 아니고 나도 예전에 한 번 당했던 얘기다.우대금리는 '소액 한도'에만 붙는다요즘 파킹통장 최고금리 경쟁이 다시 붙었다. 지난주 검색해보니 SBI저축은행 생활파킹통장은 200만원 이하 잔액에 최고 연 7.7%, KB 모니모 매일이자통장도 200만원 한도로 최대 연 4% 정도를 준다. 숫자만 보면 혹하는데, 함정은 저 한도 문구다.케이뱅크 플러스박스만 봐도 5000만원 초과분은 연 2.3% 수준이다. 즉 통장 하나에 큰돈을 다 몰아넣으면, 우대 구간 지나는 순간부터는 기본금리로 뚝 떨어진다. 참고로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올해 1월 연 2...

코스피 6천에서 팔지 못한 이야기

7월 마지막 날, 계좌를 열어보고 진짜 웃음이 나왔다. 코스피가 그날 역대급으로 튀어 올랐고, 내가 몇 년째 물려 있던 반도체 관련 종목이 하루 만에 두 자릿수로 뛰었다. 원금 회복은 물론이고 처음으로 파란불이 아니라 빨간불이 계좌를 덮었다. 그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여기서 더 간다."결론부터 말하면, 못 팔았다. 그리고 며칠 뒤 이번 달 초 코스피는 하루에 5% 넘게 빠졌다. 그날 계좌를 다시 열었을 때 나온 건 웃음이 아니라 한숨이었다.올라갈 때가 제일 위험하다지난주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이상하게 좋았다. 지난달 31일 코스피는 하루 상승률로만 봐도 기록적인 수준이었고, 지수는 6천 선을 훌쩍 넘겼다. AI, 메모리 반도체 이야기가 뉴스마다 도배됐고, 주변에서 "이번엔 다르다"는 말이 자주 들렸..

자산관리/주식 2026.08.22

ISA 계좌, 2027년 개편 전에 지금 뭘 해둬야 할까

지난 8월 3일에 발표된 2026년 세제개편안을 보다가 ISA 항목에서 손이 멈췄다. 바뀌는 게 꽤 많은데, 정작 "그래서 지금 나는 뭘 해야 하나"를 정리해주는 글은 잘 안 보이더라. 그래서 내가 계좌를 만지면서 정리한 걸 그대로 적어본다.먼저 짚고 갈 게 있다. 이건 정부안이다. 국회를 통과해야 확정이고, 통과되면 원칙적으로 2027년 1월 1일 이후 신규 가입·계약 연장·납입분부터 적용된다. 즉 지금 당장 뭐가 바뀌는 건 아니다. 근데 바로 그 점 때문에 올해 안에 해둘 게 생긴다.뭐가 바뀌나 (핵심만)개편안에서 ISA 관련해 눈에 띄는 건 크게 세 가지다.첫째, 일반 ISA의 최대 계약기간이 5년으로 제한된다. 지금은 만기를 길게 잡아두고 계속 굴릴 수 있었는데, 앞으로 신규 가입자는 최장 5년까..

자산관리/세금 2026.08.21

퇴직연금 실물이전, 상품 안 팔고 회사 갈아타는 법

퇴직연금 계좌를 옮기려면 예전엔 무조건 상품을 다 팔아야 했다. 펀드도 환매하고, 예금도 중도해지하고, 현금으로 바꾼 다음에야 다른 회사로 넘어갔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손해가 난다는 거다. 수익 잘 나던 펀드를 어쩔 수 없이 팔고, 아직 만기 안 된 예금을 깨서 이자를 날린다.근데 2024년 10월 말부터 이게 바뀌었다. 상품을 그대로 들고 다른 금융사로 옮기는 '실물이전'이 가능해졌다. 수수료 비싼 은행 IRP에서 저렴한 증권사 IRP로, 보유 중인 ETF나 펀드를 팔지 않고 통째로 옮길 수 있게 된 거다. 나도 올해 이걸로 IRP를 옮겼는데, 생각보다 절차가 간단했다. 정리해본다.실물이전이 뭔가말 그대로 상품을 '실물' 그대로 옮기는 거다. 내가 A증권 IRP에서 미국 S&P500 ETF랑 정기예금..

자산관리/연금 2026.08.21

월급은 그대로인데 왜 돈이 안 모일까, 6개월 가계부 삽질기

작년 이맘때 통장을 보고 좀 한숨이 나왔다. 분명 예전보다 월급도 조금 올랐는데, 1년 동안 모은 돈이 생각보다 훨씬 적었다. "나 원래 이렇게 헤펐나?" 싶었다. 근데 사실 헤퍼진 게 아니라, 나가는 돈이 조용히 늘어나 있었던 거였다.물가는 오르는데 내 지출은 그대로일 리가 없다지난주 발표된 통계청 자료를 보면 7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8% 올랐다. 석 달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온 거라 뉴스에서는 "안정됐다"고 하는데, 체감은 좀 다르다. 특히 우리가 매일 사는 것들, 그러니까 생활물가지수는 2.5% 올랐다. 장 보고 외식하고 기름 넣는 데 드는 돈이 딱 그만큼 더 나간다는 얘기다.여기서 내가 뒤늦게 깨달은 게 있다. 물가가 2.8% 올랐으면 내 지출도 가만히 있으면 자동으로 2.8% 늘어난..

파킹통장 vs 정기예금, 여윳돈 3000만원 어디 넣을까

며칠 전에 만기 된 예금 돈이 통장에 들어왔는데, 이걸 그냥 두자니 아깝고 다시 1년짜리 예금에 묶자니 살짝 망설여졌다. 요즘 금리가 애매해서다. 지난주 나온 얘기들 보면 이번 8월 27일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지금 수준인 연 2.50%에서 동결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바클레이즈 같은 곳도 "치열한 공방 끝에 동결"을 점쳤다.금리가 더 오를 것 같으면 짧게 굴리다가 갈아타는 게 낫고, 내릴 것 같으면 지금 높은 금리로 길게 묶는 게 낫다. 근데 지금처럼 한동안 횡보할 것 같을 땐? 이게 좀 애매하다. 그래서 파킹통장이랑 정기예금을 실제 숫자로 한번 비교해봤다.둘의 성격부터 정리정기예금은 정해진 기간(보통 1년) 돈을 묶는 대신 확정 금리를 준다. 중간에 깨면 약정 금리를 거의 못 받는다. 반대로 파킹..

환율 오른다길래 달러 샀다가 물린 이야기

작년 이맘때, 나는 달러를 샀다. 정확히는 달러예금에 넣었다. 뉴스마다 "환율 1400원 돌파", "고환율 장기화" 같은 제목이 도배되던 시기였다. 다들 달러 사야 한다길래, 나도 뭔가 뒤처지는 기분이 들어서 급하게 계좌를 텄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뒤로 한동안 계좌를 열 때마다 한숨이 나왔다.왜 샀냐면이유는 단순했다. 환율이 오르는 것 같았고, 더 오를 것 같았다. 그게 전부였다. 나름 근거라고 생각한 것도 있었다. 미국 금리가 높으니 달러 강세는 계속될 거고, 원화는 약할 거라는 흔한 논리. 사실 이건 지금 봐도 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계속 높은 수준을 맴돌고 있으니까.문제는 내가 산 '가격'이었다. 나는 환율이 1440원쯤 하던 날, "여기서 더 오르면 어쩌지" 하는 조..

자산관리/환율 2026.08.20

부모님이 주는 돈, 증여세 안 내려면 얼마까지 괜찮을까

사회초년생 때 부모님한테 전세 보증금을 보태 받은 적이 있다. 그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가족끼리 주는 돈에 무슨 세금이냐 싶었으니까.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부모가 자식한테 주는 돈도 일정 금액을 넘으면 증여세 대상이다. 문제는 이걸 모르고 넘어갔다가 나중에 집을 사거나 큰돈이 오갈 때 자금출처 소명 요구를 받으면 꽤 골치 아파진다는 거다.이번 달 들어 상속·증여 세금 얘기가 다시 뉴스에 오르내린다. 정부가 추진하는 '유산취득세 전환' 개정안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인데, 통과되면 세 부담이 꽤 줄어들 거라는 얘기가 많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라서 지금은 현행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은 증여세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얼마까지는 세금 없이 받을 수 있는지 구조를 한번 뜯어보려고 한다.핵심은 '..

자산관리/세금 2026.08.20

월급 통장 쪼개기, 이거 하나로 지출이 잡혔다

지난주에 통계청 발표 보니까 7월 소비자물가가 2.8% 올랐더라. 3개월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왔다고 뉴스가 나왔는데, 솔직히 장 보러 가면 그런 거 하나도 안 느껴진다. 파값이 18% 넘게 올랐다는데 체감은 훨씬 세다. 물가 지표가 좀 진정됐다는 것과 내 통장 잔고가 버티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다.그래서 오늘은 거창한 투자 얘기 말고, 진짜 기본 중의 기본. 통장 쪼개기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거 모르는 분 의외로 많더라.왜 한 통장에 다 두면 안 되나월급이 한 통장에 들어오고, 카드값도 거기서 나가고, 저축도 거기서 하고. 이러면 지금 내가 쓸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 감이 안 온다. 통장에 200만원 찍혀 있으면 그게 다 내 돈 같거든. 근데 그중에 카드값 80만원, 곧 나갈 관리비랑 보험료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