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166

환율 오른다길래 달러 샀다가 물린 이야기

작년 이맘때, 나는 달러를 샀다. 정확히는 달러예금에 넣었다. 뉴스마다 "환율 1400원 돌파", "고환율 장기화" 같은 제목이 도배되던 시기였다. 다들 달러 사야 한다길래, 나도 뭔가 뒤처지는 기분이 들어서 급하게 계좌를 텄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뒤로 한동안 계좌를 열 때마다 한숨이 나왔다.왜 샀냐면이유는 단순했다. 환율이 오르는 것 같았고, 더 오를 것 같았다. 그게 전부였다. 나름 근거라고 생각한 것도 있었다. 미국 금리가 높으니 달러 강세는 계속될 거고, 원화는 약할 거라는 흔한 논리. 사실 이건 지금 봐도 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계속 높은 수준을 맴돌고 있으니까.문제는 내가 산 '가격'이었다. 나는 환율이 1440원쯤 하던 날, "여기서 더 오르면 어쩌지" 하는 조..

자산관리/환율 2026.08.20

부모님이 주는 돈, 증여세 안 내려면 얼마까지 괜찮을까

사회초년생 때 부모님한테 전세 보증금을 보태 받은 적이 있다. 그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가족끼리 주는 돈에 무슨 세금이냐 싶었으니까.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부모가 자식한테 주는 돈도 일정 금액을 넘으면 증여세 대상이다. 문제는 이걸 모르고 넘어갔다가 나중에 집을 사거나 큰돈이 오갈 때 자금출처 소명 요구를 받으면 꽤 골치 아파진다는 거다.이번 달 들어 상속·증여 세금 얘기가 다시 뉴스에 오르내린다. 정부가 추진하는 '유산취득세 전환' 개정안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인데, 통과되면 세 부담이 꽤 줄어들 거라는 얘기가 많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라서 지금은 현행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은 증여세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얼마까지는 세금 없이 받을 수 있는지 구조를 한번 뜯어보려고 한다.핵심은 '..

자산관리/세금 2026.08.20

월급 통장 쪼개기, 이거 하나로 지출이 잡혔다

지난주에 통계청 발표 보니까 7월 소비자물가가 2.8% 올랐더라. 3개월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왔다고 뉴스가 나왔는데, 솔직히 장 보러 가면 그런 거 하나도 안 느껴진다. 파값이 18% 넘게 올랐다는데 체감은 훨씬 세다. 물가 지표가 좀 진정됐다는 것과 내 통장 잔고가 버티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다.그래서 오늘은 거창한 투자 얘기 말고, 진짜 기본 중의 기본. 통장 쪼개기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거 모르는 분 의외로 많더라.왜 한 통장에 다 두면 안 되나월급이 한 통장에 들어오고, 카드값도 거기서 나가고, 저축도 거기서 하고. 이러면 지금 내가 쓸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 감이 안 온다. 통장에 200만원 찍혀 있으면 그게 다 내 돈 같거든. 근데 그중에 카드값 80만원, 곧 나갈 관리비랑 보험료 30..

기준금리는 그대로인데 왜 내 대출금리는 오를까 - 코픽스 전달경로 뜯어보기

기준금리 얘기 나올 때마다 좀 헷갈렸다. 뉴스에서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렸다/내렸다"고 하는데, 정작 내 대출 이자는 그 말대로 안 움직인다. 오히려 기준금리가 가만히 있는데도 변동금리 대출 이자는 슬금슬금 오르기도 한다. 이게 왜 이럴까. 이번 달 코픽스 발표를 보다가 정리해두면 좋겠다 싶어서 써본다.지난주 발표를 먼저 보자.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3.18%로, 전월 3.05%보다 0.13%포인트 올랐다. 넉 달 연속 상승이고, 2024년 12월(3.22%)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걸 반영해서 8월 19일부터 시중은행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또 올랐다. KB국민은행은 신규취급액 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를 4.25~5.65%에서 4.38~5.78..

국민연금 조기수령 vs 연기연금, 뭐가 이득일까

부모님 국민연금 얘기를 하다가 이 질문이 나왔다. "일찍 받는 게 나아, 늦게 받는 게 나아?" 사실 나도 정확히는 몰랐다. 그냥 막연히 "받을 수 있을 때 빨리 받는 게 안전하지 않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숫자를 넣고 계산해보니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마침 이번에 국민연금 제도가 좀 바뀌었다. 지난 6월부터 일하면서 연금 받을 때 깎이는 기준이 확 완화됐다. 이 부분까지 같이 보면 판단이 좀 달라진다. 한번 정리해봤다.조기수령: 최대 30% 깎인다조기노령연금, 흔히 조기수령이라고 부른다. 정해진 수급 나이보다 최대 5년 먼저 받을 수 있다. 대신 대가가 있다. 1년 앞당길 때마다 6%씩 깎인다. 월로 따지면 0.5%씩. 5년을 다 당기면 30% 감액된 금액을 평생 받는다.예를 들어보자. 원..

자산관리/연금 2026.08.19

청약통장 8년 부었는데, 나는 왜 매달 2만원만 넣었을까

사회초년생 때 회사 선배가 그랬다. "청약통장은 무조건 만들어. 나중에 집 살 때 이게 있어야 돼." 그 말만 믿고 스물다섯에 은행 가서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만들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매달 얼마를 넣어야 하는지 아무도 안 알려줬다. 그래서 나는 그냥 2만원을 넣었다. 커피 몇 잔 값이니까 부담 없다는 이유로.그게 8년 갔다. 계좌를 다시 열어본 건 최근 청약 제도가 바뀌었다는 뉴스를 보고 나서였다. 잔고를 보고 한숨이 나왔다. 원금이 200만원도 안 됐다. 8년을 부었는데.매달 2만원의 함정솔직히 나는 청약통장을 그냥 저금통쯤으로 생각했다. 돈이 쌓이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다. 근데 이게 좀 애매한데, 공공주택 청약에서는 총 납입액이 아니라 '매달 인정되는 금액'이 중요하다. 예전엔 한 달에 아무리..

혼인신고만 하면 100만원, 결혼세액공제 신청하는 법

작년에 결혼한 지인이 이걸 몰라서 그냥 넘어갈 뻔했다. 혼인신고만 해두면 부부가 세금 100만원을 돌려받는 제도가 있는데, 자동으로 되는 게 아니라 연말정산 때 본인이 챙겨야 한다. 근데 올해가 좀 중요하다. 이 제도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딱 3년만 한시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즉 혼인신고를 2026년 12월 31일까지 마쳐야 대상이 된다.이번 달 들어 2026년(2025년 귀속) 연말정산에서 바뀌는 항목들이 정리되어 나오고 있는데, 결혼세액공제도 여전히 유효하다.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작년에 식만 올리고 혼인신고를 미뤄둔 분들이 특히 봐야 할 내용이다. 한번 정리해보자.결혼세액공제, 얼마를 어떻게 받나핵심만 말하면 이렇다. 혼인신고를 하면 신랑 50만원, 신부 50만원, 부부 합산 최대 10..

자산관리/세금 2026.08.19

적금 이자 4% 받았는데 왜 돈이 안 늘어난 느낌일까

작년에 만기 적금을 찾으면서 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분명 이자를 받았는데, 통장에 찍힌 숫자가 커졌는데도 뭔가 부자가 된 것 같지가 않았다. 마트에서 장을 보면 전보다 지갑이 더 빨리 비었고, 점심값은 어느새 만원을 넘겼다. 이자는 받았는데 왜 여유가 없어졌을까.이게 바로 명목금리와 실질금리의 차이다. 은행이 광고하는 숫자와 내 돈의 실제 구매력은 전혀 다른 얘기라는 걸, 그때 처음 몸으로 이해했다. 오늘은 이 둘의 차이를 숫자로 끝까지 파보려고 한다. 조금 길지만 한번 계산해보면 내 돈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명목금리는 통장 숫자, 실질금리는 구매력명목금리(nominal rate)는 우리가 흔히 아는 그 금리다. 연 4% 적금이라고 하면 이 4%가 명목금리다. 통장에 찍히는 숫자를 키워주는 이자율.실..

예금 3%인데 물가가 2.8%, 내 돈은 진짜 불어나고 있을까

지난 8월 초에 통계청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발표했다. 전년 동월 대비 2.8%. 4월에 2.6%였다가 5월에 3.1%까지 튀었는데, 3개월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왔다는 소식이었다. 뉴스에서는 "물가가 안정됐다"고 하더라.근데 나는 그 기사를 보면서 좀 다른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만기 된 예금을 3.0%짜리로 다시 묶어놨는데, 이자 받아봤자 물가가 2.8% 오르면 대체 남는 게 얼마지? 통장 숫자는 분명히 늘었는데 왜 지갑은 그대로인 것 같을까. 오늘은 이 얘기를 한번 제대로 계산해보려고 한다. 명목금리랑 실질금리 얘기다.명목금리와 실질금리, 뭐가 다른가명목금리는 그냥 통장에 찍히는 숫자다. 예금 상품이 "연 3.0%"라고 하면 그게 명목금리다. 우리가 은행 앱에서 보는 이자율은 전부 명목금리다..

파킹통장 vs 정기예금, 지금 금리에선 뭐가 이득일까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렸다. 몇 년 만의 인상 흐름이라 그런지, 주변에서 "그럼 이제 예금에 묶어둘까, 파킹통장에 그냥 둘까" 하는 고민을 자주 듣는다. 사실 나도 비상금 통장을 어디 둘지 다시 계산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답은 상황마다 다른데, 숫자를 한번 놓고 보면 판단이 훨씬 쉬워진다.두 상품의 성격부터 다르다정기예금은 말 그대로 정해진 기간 돈을 묶어두는 상품이다. 1년이면 1년, 중간에 빼면 약정 이자를 거의 못 받는다. 대신 금리가 높다. 요즘 저축은행 쪽은 우대조건 채우면 연 3% 안팎까지 나온다.파킹통장은 반대다. 하루만 넣어도 이자가 붙고, 언제든 빼도 손해가 없다. 대신 금리가 낮다. 이번 달 기준으로 케이뱅크가 5천만원까지 연 1...